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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지금 인도 께를라 주의 꼬치Kochi(꼬친Cochin)에 와 있습니다.
 조금 있으면 인도 아대륙 최남단 껀냐꾸마리에 갈 예정이고요, 그럭저럭 대륙의 최남단까지 오는 데 한달이 걸렸군요.
 그래도 인터넷은 못해도 이틀에 한번꼴로는 하고 있어서, 한국 소식을 듣고는 있는데 시국선언을 하고 있나 보네요. 와닿지는 않아서, 뭔가 오- 하는 기분으로 소식을 듣고 있습니다.
 사진이 없는 게 영 마음에 걸려서, 아쉬워하고 있던 차에, 꼬치의 인터넷은 좀 빠르군요! 그래서 잽싸게 케이블을 갖고 와 연결은 했습니다만... 그림판(!)으로 사진 줄일 줄 몰라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찾아냈는데 안 그래도 못 찍은 사진, 화질이 엉망이 되어버리네요. 
 모니터 문제도 있어 보이는데, 저한테는 사진들이 다 그냥 어두컴컴하게 보입니다. 어쩔 수 없으므로 그냥 ㅋㅋ

 위에 사진은 꺼르나떠까Karnataka 주의 험삐Hampi 입니다. 얘기만 많이 듣던 동네인데, 정말 한적하고 좋은 곳이더군요! 하지만 이 곳에서 한국인 여행자가 살해된 적도 있다고 하고, 다른 곳에선 하지 않는 경찰서 등록도 해야해서, 내내 두근두근 거리면서 있어야만 했던 안타까운 곳입니다.
 이 곳에서 여행 3주 만에 처음으로 한국인을 만났는데 그 언니랑 같이 외진 유적지에 갔다가 뒤로는 붉은 옷 입은, 눈 희번덕 거리던 남자와 앞으로는 개 세마리를 앞세우고 낫 들고 나타난 남자 세명을 보고 겉으로는 평온을 가장하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여기서 죽는구나 하며 섬뜩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지요..ㅜㅜ(지금은 웃으며 얘기하지만..ㅠㅠ)
 어쨌든, 이 곳의 석양은 정말 멋있습니다. 같이 있던 그 언니께서 험삐의 석양은 사랑하는 사람과 봐야 한다던데... -_- 해는 뭐 날마다 지니까요--;;



 이 곳은 머이쑤르Mysore의 마하라자의 궁전 입니다. 이 날 날씨도 을씨년스러운 게 참 좋았지요ㅋ
 영국인 건축가가 지었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인도의 여타 성들하고는 많이 다르더군요.
 한적하고 좋긴 한데, 참 할 일 없던 동네라서..ㅋㅋ



 그리고 꼬치의 포트 꼬친Fort Cochin.
 인도 남부의 2200m 산에 위치한 힐스테이션을 잔뜩 기대하고 갔다가 온통 엉망진창 인도풍(?)에 여름 여행이라 침낭도 없는데 날씨는 오지게 추워서 금방 내려온 다음 온 곳이기도 하고, 그렇게 좋다고 칭찬하는 걸 많이 들은 동네라 그런지, 오자마자 이 곳은 금방 마음에 들더군요.
 이 곳이 포르투갈 인들이 처음 들어온 곳이라 분위기도 다른 곳하고는 조금 다르구요, 쓰레기도 별로 눈에 안 띄네요.
 지금이 몬순 기간인데 내륙 지방엔 몬순이 제대로 시작되지 않아서 한달 내내 비를 구경 못했는데 여기는 제대로 하루에도 몇 번씩 비가 쏟아지고 있어요. 비가 와도 너무 멋집니다. 덥지도 않구요.
 라자스탄Rajasthan 지방을 여행할 때는 시원한 날이 40도라서 진쫘 죽는 줄 알았는데 남부로 내려올 수록 오히려 더 시원해지고 있어요. 이 사람들 더워서 어떻게 사나 했더니 살 만 하네요 ㅋㅋ



 포트 꼬친의 해변으로 나가면 저렇게 중국식 어망으로 고기잡이를 하는 어부들이 있어요. 여기 포트 꼬친 맞은편에 있는 와이삔Vypeen 섬에 죽 늘어서 있는 어망은 장관이더라구요. 가이드북에서 본 그대로에요 ㅋㅋ
 바닷물은... 어후... 어찌나 드러운지 ㅋㅋ
 여기서는, 오래 지내면 조금 지루할 것 같기도 한데 오랫동안 머무는 사람들도 꽤 있는 모양이에요. 이 인터넷 카페 주인도, 한국인 친구가 4개월을 머물렀었다면서 방명록을 보여주네요. 컴퓨터가 메모리 카드를 못 읽어서 곤란해 하니까 리더기도 빌려주고요, 다른 한국인 여행자들이 뿌려놓은 단물 제가 감사히 받아먹고 있습니다 ㅎㅎ;;



 사진은, 험삐에서 원숭이랑 ㅋㅋ
 사진이라 꼬질꼬질(!)한 거 잘 안나와서 다행이에요 ㅋㅋㅋㅋㅋㅋ 원래 오래 여행하면 다 그래요--;
 원숭이 사진 찍으려고 다가가는데 저 녀석이 슬금슬금 다가와 제 팔을 붙잡고 어깨에 앉아버리는 거에요.ㅜㅜ 그 동안 원숭이한테 위협을 여러번 당해서 잔뜩 쫄아 있는데 이 녀석은 사람들 곁에서 지내서 그런가 좀 친근한 듯... 들고 있던 생수병을 주자 그제서야 만족한 듯 내려오더군요.

 한국 음식 먹고 싶어 죽겠습니다..ㅜㅜ
 맨날 자기 전, 장거리 버스 탔을 때, 멍 때릴 때도 온갖 한국 음식들이 머리 속에서 돌아다녀요. 원래 인도 음식을 잘 못 먹거든요. 얘네는 왜 육식을 안하는지 미치겠습니다. 지난 번 여행 때는 완전 관광지로만 다녀서 그런가 허접하나마 한국 음식 비슷한 걸 팔기도 했었는데, 남인도는 그런 거 짤 없슴다...
 현대자동차 왕자님을 소개시켜 준다던 언니는 연락이 없고 저만 속이 바싹바싹 타고 있어요 ㅋㅋ 왕자님이 한국 음식이랑 같이 나타난다고 했거든요--;;
 이론... ㅎㅎ;;
 한국은 이제 11시인가요...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