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원래, 오늘 가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처음 소식을 들은 날부터 쭈욱, 사실은 뉴스도 별로 보지 않았어요.

그 때부터 지금까지 저에겐 전혀 실감나는 일도 아니었고 문득문득 응? 도대체 어디의 누가 돌아가셨다는 거야? 하는 엉뚱한 생각도 들고...

오히려 이런 사실들에게서 멀어지고 싶었는지, 평소보다 야구도 더 열심히 보고 책도 읽고 게임도 하고 잠도 많이 잤습니다.

친구가 영결식에 가자기에, 어제 밤까지도 난 가지 않겠다고 길에 서서 울고 싶지 않다고 그러면서도

잠이 오질 않아서 새벽 4시가 넘어서야 잠들었어요.

아침 일찍 눈이 떠져서, 5분에 한번, 10분에 한번 시계를 들여다 보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결국 광화문에 가고야 말았지만요...

그 분을 보내야 하는 날인데... 이제 헤어져야 하는데...

눈 앞을 가로막고 있는 전경들에 너무나 섭섭하고 서러워서 울지 않으려 해도 자꾸 눈물이 났더랬습니다.

왜 고인 가시는 마지막 길까지 이렇게 치졸한 모습을 보이는 건지...

길가에 가득한 노란 물결... 살아서 보셨으면 얼마나 좋았을런지...


한참을 인파에 휩쓸리다가, 터덜터덜 걸어가던 길에 시의회 건물 앞에서 유시민 장관님을 보았습니다.

꾹 다문 입술, 한 시민과 말없이 악수를 나누는데

너무나... 엉망진창 슬픔에 지쳐보이셔서 말 한마디도 건네지 못했어요.


모자도 없이 땡볕에 구두를 신고 7시간을 서 있었더니 발이 너무 아파서 집에 오자마자 쓰러져 버렸네요.

눈물 콧물에 땀에 얼굴이 말이 아닌 게, 울어서 코가 빨간 줄 알았더니 얼굴 팔 다 빨갛게 타버렸더군요.

얼굴이 따끔거려서 마스크팩 하나 붙이고 모니터를 보고 있는데...

참, 이게 뭔가 싶습니다.

거기서 뭘 하고 온 건지, 그 까만 차 안에는 누가 계셨던 건지... 왜 아직까지 이다지도 저는 믿기지가 않는 걸까요.


6일 후에 장기여행 떠나요.

원래 일정대로라면 어제 떠났어야 했는데... 일부러 그렇게 된 건 아니지만

어쨌거나 그 분 가시는 뒷모습이라도 보게 되어서... 다행이라면 다행일까요.

하지만 그 분, 가셨다 생각하지 않을래요.


한겨레 신문, 저는 겟하지 못했지만...

모두들 멋집니다.

그 분도 보셨을 거에요.

슬픔은 오늘까지만...

힘내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