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요즘 제가 겪은 일과 밴드 생활을 하면서 느낀것들을 얘기해 볼께요. 좀 쓸데없이 깁니다; 그냥 재미로 읽어주세요 ㅎ

전 지금 유학생 취미 밴드를 하고 있습니다.

원래 밴드라는게 구성원 간의 트러블이 종종 발생 한다고는 하지만 저희 밴드는 항상 화목한 분위기라 예외일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니 생각외로 갈등이 있더군요.

상황을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기타a의 형과 기타b의 저, 그리고 베이스, 드럼, 보컬인 리더 이렇게 5명이 밴드 멤버입니다.

저는 밴드의 막내고 보컬인 리더형은 연장자면서 기타a 형과 함께 직장인 이죠. 나머지는 전부 학생입니다.

기타a는 평소에 연습을 게을리 합니다. 일 때문에 바쁜것도 사실이지만 평소 합주중에 실수를 하면 인정하기 보다는 살짝 핑계를 대면서 넘어갑니다.

기타 음색 역시 잘 못잡습니다. 일렉 기타에서 음색, 톤이라는건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데 톤의 고음부분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날카롭게 귀를 쏘는 소리를 냅니다.

소리의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 밴드에서 이런 점들에 대해 멤버들이 적당히 얘기를 하면 또 핑계를 대며 어물쩡 넘어가기가 일수죠.

한번은 합주중에 베이스와 서로 소리가 더 커서 내 소리가 안들린다는 문제 때문에 요상한 분위기로 흐른적도 있었습니다.

전 제일 나중에 가입한 멤버라 밴드의 내력을 몰랐는데 그동안 지내다 보니 대충 친밀도 관계가 이렇더군요.

보컬과 베이스가 굉장히 친합니다. 그리고 이 둘은 밴드 생활에서의 기타a를 아주 마음에 안들어하죠.

하지만 리더인 보컬은 기타a와 어느정도 개인적인 친분도 있고 좁은 유학생 사회를 감안할때 쉽게 자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기타a는 드럼과 항상 붙어다닙니다. 얼핏보면 단짝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보컬도 드럼과 친하게 지냅니다. 한마디로 드럼은 누구 편도 아니죠.

그런데 기타a와 드럼이 친한줄 알았지만 알고보니 기타a가 항상 드럼을 챙겨주고 친하게 지내려 하는게 보였습니다.

나중에 드럼에게 물어보니 실제로 둘이서만 만나는 일은 없다고 한걸로 보아 기타a가 밴드 내에서의 입지를 생각하여 드럼을 포섭한것 같았습니다.(제 추측)

저흰 유학생이라 멤버를 구하기 쉽지 않다는 특성이 있는데 드러머의 희소성을 고려하면 실력 있는 드러머는 더욱 드문게 현실이죠.

결국 드러머는 밴드의 존립을 판가름 할 만큼 중요한 존재인데 현재 저희의 상황이 이런것과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알아본 바로는 밴드 내의 상황은 대충 이렇더군요.

그리고 기타a 형에 대한 제 생각을 쓰자면

평소 전 기타a에 대하여 경쟁자로 보기 전에 같은 구성원으로서 우선적으로 존중하고 양보하는 마음으로 대했습니다.

연습부족에 실수를 인정 안하는건 자존심이 강한 성격이라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죠. 무엇보다도 저보다 형이었기에 음악적인 요구도 다 응했습니다.

그런걸 느꼈는지 형도 제게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고 중간중간 견제하는 느낌은 받았지만 그 이상의 마찰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합주를 할 수록 개인적인 연습을 떠나 최소한의 성의도 보이지 않는다는걸 최근에 알게 되었습니다.(예를 들면 곡의 제목, 곡 마다 튜닝하는 방법, 연주 순서등을 공연 하루 전에도 헷갈려 했음)

결국 최근 공연에서 기타1은 최악의 연주를 보여줬고 같이 조화를 이뤄야 하는 입장에서 전 굉장히 실망했습니다.

그런데 나머지 멤버들은 무대 내에서의 모니터링이 제대로 안된 관계로 알아채지 못하더군요. 멤버들에게는 얘기 안했습니다.

그렇게 공연이 끝나고 열흘 뒤 갑자기 기타a 형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드럼형과 같이 있는데 같이 술먹자고 하더군요.

밴드를 10개월 동안 같이 하면서 사적으로 만난적이 한번도 없었기에 좀 의외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같이 얘기를 나누다 보니 마음속 깊은 고민거리도 얘기하면서 가까워진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도 밴드얘기는 안했습니다;

어쨌든 그동안 기타a 형에 대한 오해도 좀 풀린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는데 며칠 전 일이 발생하더군요.

며칠 전이었습니다. 보컬형에게 전화가 왔는데 다음 5월 공연에 참가 할 수 있겠냐고 제게 물었습니다.

원래 2주 전에 공연 날짜가 잡혔을때 부터 하겠다고 말한 상태라 이 얘기는 더 말할 필요가 없었죠.

전 5월까지 여유가 있는 상태고 6월 부터 못하게 될 상황이니 당연히 문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대뜸 공연에 참석하고 싶어하는 아는 기타리스트 2명이 있는데 니가 확실히 참가하겠다고 말했으니 그 한명에게 자리가 없다고 통보하겠다고 하는겁니다.

그리고 기타a는 평일에 일 때문에 이번 공연에 참가를 못하게 되었으니 그렇게 알라고 하더군요.

뭔가 이상해서 무슨 말이냐고 물었더니 네가 조금이라도 바빠서 준비를 잘 하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을 쓰려고 구해놨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말이 나온김에 덧붙여 말한다면서 지금 네 연주가 나에게는 70%정도 만족스러우니 앞으로 더 열심히 하자고 하더군요.

전화를 끊자 섭섭한 마음이 들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사실 예전에 보컬형이 제게 물어봤던게 있었습니다.

앞으로 자신은 밴드를 좀 더 진지하고 적극적으로 하고 싶고 현지 페스티벌에 참가하는걸 목표로 한다고 얘기를 한적이 있었거든요.

전 더 이상 많은 시간을 투자할 여건이 없었기에 그 이상은 힘들것 같다고 완곡하게 거절했고 형도 알겠다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쨌든 이 일은 며칠 뒤 만나서 얘기하자고 하며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메신저를 하다 기타a 형이 메신저 상에서 오랜만에 말을 걸었습니다.

다음 공연 어떻게 되는건지 아냐고 묻더군요. 공연 날짜와 장소는 2주 전에 통보가 됬었기에 당연히 안다고 하면서 알려줬습니다.

그러자 날짜와 장소 모두 확실하냐고 물으며 자신은 모르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순간 전 어떻게 말해야 할지 굉장히 난감했습니다.

리더형이 기타1에게 공연 불참 사실을 확인하고 상의를 마친게 사실인지 아니면 기타1이 정말 모르고 있던건지 헷갈리더군요.

이 순간 잘 못한 말 한마디에 양쪽 모두에게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생각에 당황스러웠습니다. (지금 이 때의 대화내용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서 더 이상의 설명은 어렵지만 어쨌든 굉장히 난처했습니다.)

결국 어찌하여 화제를 돌린후 리더형에게 전화를 걸어서 지금 상황을 사실대로 얘기했죠.

그 형은 분명히 기타a에게 이번 공연은 참가 못한다는 확인을 했는데 기타a는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고 황당해 했습니다.

기타a 형은 나중에 리더형과 얘기하고 다시 연락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리더형과의 대화내용을 기타a에게 말한다면 자신이 거짓말 한걸 들통나게 되므로 저와의 관계도 애매해 질게 뻔했죠.

결국 오늘 리더형을 만났는데 다시는 기타a 와 같이 하고 싶지 않다고 하더군요. 전 같이 맞장구를 치다 돌아왔습니다.

며칠전 기타a 형과 만났을 때만 해도 전 다 같이 친하게 지내고 싶었고 두 입장을 모두 이해하는 위치에 있고 싶었거든요.

결국엔 한쪽 편에 붙었고 갈등도 너무 커져버려서 돌이키기 힘든 상황에 온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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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급하게 마무리 짓겠습니다. 그냥 넋두리 하려 한게 어째 그 형 뒷담화만 잔뜩 한것 같네요;

아무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