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저는 원래 돼지고기.소고기는 좋아했는대..회는 별로 였습니다..어릴때 회잘못먹어서
창자가 꼬여서 뒈질뻔한적이 있어서 말이죠..

그러다 ..인생이 이렇게 저렇게 흘러가서...추자도에서 배를타게 되었습니다..마치

백경에 나오는 이스마엘 처럼..

..이차저차 추자도에 조기잡이배를 타게 되었습니다...가자마자 바로 탓습니다..
아직까지 이름도 까먹지 않는 제주도 선적 해성88호 ....추자도 공판장 상무가 선주인
조기잡이 35톤 짜리 배였습니다...

선장포함 12명이 한배에 탓습니다...보통 그물을 한번뿌리면 당기는대 12시간정도 걸립니다..
유자망을  뿌려놓고..담배한대 피우고 당기기 시작합니다..

배타면 시계를 볼필요가 없습니다..적어도 낮에는...

왜냐하면 해를 보면 시간을 알수 있기 때문이죠...정오는 해가 내 머리 바로 위에 오는 시간이고..해의 각도만 보면 대충지금이 몃시 다 라는걸 알수 있습니다..

일출하는 순간은 정말 기가 막힙니다..검푸른 바다에서 스멀스멀 붉은 해가 바다가 토해내듯이 쓱하면서 올라오고...일몰때 역시 장관이죠...바다가 다시 해를 먹듯이 온세상이 붉게 물들면서 넘어갑니다...

그러니까 대충 해가 뜨면서 잡아당기면 해가 넘어가면 끝이 납니다..

아까 밑에 회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대..

배를 타면 보통 식사는 하장이라고 하는 사람이 밥을 준비 합니다..큰배는 요리사가 따로 있지만..
조그만 배들은 그냥 막내급이 하죠...밥하는 사람을 하장 이라고 합니다..

우리배는 제가 하질 않았습니다..워낙에 음식솜씨가 없어서 두어번했더니 일이나 열시히 하라더군요...

조기잡이 배라도..딱 조기만 잡히는게 아닙니다..고등어..상어..갈치,.꽁치..닥치는대로 다 걸립니다.. 물론 주로 잡히는건 조기죠...조기떼를 따라가서 잡으니..조기가 가장많이 걸립니다..

밥먹을때는 잡힌생선중에 돌돔..감성돔..부시리(히라스).방어..고등어..갈치 뭐 이런것들을

대충 그냥 몃마리 주방에 넣어주면...크기상관없이 뭉텅뭉텅 회를 썰어냅니다..사실 회라고 하기에도 그렇고..그냥 대충 뭉텅뭉통이죠...

배에서 고등어 갈치 돔을 회로 하도 많이 먹어서...그당시에는 비싼줄도 몰랐는대..배타고 내려서
서울에 올라갔는대..서울시내에 보니까 살아있는 고등어 를 회로 파는대..엄청나게 비싸더군요..

그 맛대가리 없는  기름기 유들유들한 고등어 회를  몃만원식이나..

갈치회도 맛없는대....그걸 먹으러 일부러 제주도 까지 오는 사람들도 있고...,

어쩌다 횟집에 가면 배탓을때 먹는 그맛은 안나더군요...

밑에 차암님이 쓴것처럼...너무 조그맣게 썰어서..씹히는 맛이 없습니다..

회는 그거 한 두점만 집어도 입에 가득찰만큼 크게 썰어야 맛인대 ...그게 안되더군요..비싸기도 하고..

배를 타면 회는 많이 먹을수 있는대...너무 힘이 들어서...개인적으로 지금까지 해본일들중에 3번째로 힘든 일이였습니다..

하지만 회는 많이 먹을수 있다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