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신종 플루 때문에 부킹률이 떨어질 것 같았는데..

공항은 지금 부킹률이 급상승하여 초만원을 이룹니다.

그래서 안식 다 잘렸구요.

오늘도 골골대는 비루한 몸뚱이를 이끌고 회사에 다녀왔습니다.


성수기엔 진짜,,

줄이 미어터지는데..정말 딱 출근해서 손님들 서있는걸 보면,,정신이 혼미해집니다.

그리고 수속의 바다에 헤엄을 치죠..

그러다보면 식사시간에 한번 화장실 가는게 전부일 정도로..

(그래서 가끔 보면 방광염이라던지 불규칙한 식사시간때문에 위장병이라던지 골골대시는 분들이 많아요..)


아무튼 칠월쯤 이었던것 같습니다.

성수기 에 중앙 카운터 앉으면 그야말로..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듯 손님 수속을 하게 되는데요..

왜냐면 벨을 눌러 모시기도 전에 고개들어보면 손님 이손님 가시기 전에 성격급한 다음손님 바로 나오시고,,정말 정신없이 수속하게 됩니다.

근데 이날은,,

동기 남자애 중에 부리부리한애랑 둘이 같이 중앙 카운터에 앉았어요.

그 미어터지는 성수기에..

손님들이 아무리 깨끔발을 들고 손을 허공에 휘젓어도 우리한테는 안오시는게 아니겠습니까,,

아놔,,머여,,언넝언넝 줄이 빠져야 되는디,,

하며 우리둘은 사력을 다해 손님을 모셨으나,,손님들이 눈도 안마주치는 희한한 상황,,

하다하다 제가 목청을 높여

"손니~~~~~~~~~임!! 이쪽으로~~~~~~~~~!!!!!!!! 여기도 수속 되요~~~~~~~!!!!!!!!."

하니깐,,

노년의 두 손님께서,,

"머여,, 시방 한국말 할 줄 아는겨?"


저랑 동기랑 둘이 벙 쪄서,,

"네..저희 한국사람인데요~ 당연하죠.."

했더니


"아,,난 또,,머시냐 태국,,거시기 간다고 해가꼬 태국사람들이 뱅기 태워주는갑다 했제.."


....

저,,완전 한국사람같이 생겼는데 말입니다...


머 저런일도 이틀에 한두번꼴로 당하니,,이제는

손님이 안온다 싶으면

"저 한국사람 입니다~." 하면 오시드라구요..


또 언젠가는

레이트 손님이 오신거예요. 막 비행기 출발 삼십분도 안남았는데..

아,,놔,, 풍올겨를도 없이,,

손님 짐을 들쳐 메고 힐을 신고 우싸인 볼트 간지 폭풍을 일으키며 게이트까지 손님을 모시고,

개기름과 훅훅 올라오는 열기와, 땀을 느끼며..

다시 카운터로 오는데..


어떤 아주머니 한분이


그냥 뒤쪽에서 유니폼만 보시고는 냅다 팔뚝을 잡으시는게 아니겠습니까,,

"아가씨 급해서 그러는데 식당이 어디있어요?"


순간 머릿속에는 손님께 방향을 알려드릴때 의 수십개의 표준 몸동작과 손모양과 얼굴표정과,,
등등이 떠올랐습니다.

최대한 친절하게 몸을 휘리릭 돌려서,,

손 끝을 곱게 모으고 한손은 배꼽에 대고 오른쪽을 가르치며..

이때 손모양은 꽃봉우리 예술단 부럽지 않게 간드러 져야,,합,,니다.


"아, 반층.."

하며 말을꺼내는데

이 아줌마 얼굴이 사색이 되시며..


"오우,,오우,,


아이 엠..쏘리...훼..훼얼,,이즈,,레스토란트??"

하시는게 아닙니까,,

오만가지 생각이 휘리릭 지나갔으나,,

다시 평정심을 잃지않고..

"오른편에 반층만 올라가시면 뷔페 한식 양식 패밀리 레스토랑이 있으니, 오른편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시어 올라가시면 됩니다."

했습니다.


그러자 이,,아주머니,,잠시 벙,,찌시더니

"땡,,큐... 유 스피크 코리안,,굿..베리 굿,,"


하고 휘리릭 사라지셨습니다.

ㅠㅠ


멍미,,,


머,,,갠찮습니다...


갠찮다구요..



오프에서 보신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저 그냥 딱 봐도 토종 한국 여장 남자사람 같잖아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