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며칠전 집에 있는데 총괄파트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해피 플라이트에도 나오던가요?

항공사에 긴급한일이 생기면 도맡아 하는곳이 총괄,, 저희는 스케줄 근무여도 밤샘근무는 없지만,

이쪽 파트는 밤샘 근무가 있고,

지연되서 늦게 들어오는 비행기 커버도 해야하고 그에 수반되는 항의들도 감수해야하고,

또는 카운터에서 해결하지 못한 악성 클레임 전담.

등등,.

홍반장 같은 부서라고나 할까요.


집이라고 했더니 통역이 필요했는데 안되겠다며 끊더군요.

그러고 나서 출근을 했더니..


총괄에 계신 선배가 씁슬한 표정으로 들어옵니다.

(카운터 근무 열외하고 요즘 책쓰느라 따로 모이,,인다는,,ㅎㄷㄷ)


정말,,마음이 아파서 일이 손에 안잡힌다..

--왜요?

오늘 221에서 (JFK-ICN 뉴욕-인천) 711 (ICN-TPE 인천-타이페이) 환승손님이 있었는데..

지금 응급실로 실려갔어..


조그만 여자아이야..

21살,,


어학연수 마치고 삼개월만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대..


뉴욕공항 주차장에서 나오는데..

흑인 남자가 갑자기 덥쳐서,,그만..



...애가 하도 놀라고 무서워서 경황이 없으니까 그냥 무작정 비행기를 탄거야..

뭘 어떻게 해야할지 말도 설고 동양여자아이의 말을 귀 기울여주지 않으니깐..


근데..우리 환승 카운터에서,,

하혈이 너무 심해서 멈추지를 않으니깐,,

얘가 부들부들 떨면서 도와달라고 한건데..


영어도 잘 못하고..


그냥 영어로 자꾸

그가 너무 거대했어요..

나를 강간했어요..

저항할 수 없었어요..

그는 너무 힘이 셌어요..

그는,,거대했어요..


라고만 하는거야,,,



중국어 통역이 필요했는데..


다 남자들이라 너무 미안했어...




정말 눈물이 나올것 같았어,,남자라 미안했어,.

그아이 얼마나 무서울까,,


그냥 집에 가야 한다고만 생각한것 같아..





선배는 여기까지밖에 말을 못하고 모두 얼어버렸죠..


그 여자아이,,

얼마나 놀랐을까요..


한국도 낯선곳일텐데..

낯선곳에서 말도 안통하는 사람들한테 이리저리

들춰내기 싫은 기억들을 이야기하며.

그것도 영어로 그리고 상대방에겐 잘 통하지 않는 중국어로,..


그리고 그 느낌만으로도 차가운 병원..


그곳에서도 얼마나 춥고 힘들지..



아마 제가 통역으로 들어갔으면..

이렇게 담담히 글을 쓰고 있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통역으로 들어갔던 선배가,,

"파횽이 들어갔어야 했어,,,난..난,,"

이라고 말할때..


죄책감이 들었으니까요..



세상에 이런 일들이 .. 정말 일어나고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