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때는 바야흐로 대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수년 째 반-운동권에게 학생회를 내줬던,
NL과 PD 등의 운동권 잔존세력들은,
커다란 위기감에 휩싸이게 됩니다.

여전히 인물(소영웅)이 없으면 약해져 가는,
단대 학생회들의 한계를 감안했을 때,
각 세력을 대표하는 A와 B가 있는 지금이야말로,
하늘이 내려주신 적기라 생각했더랬죠.

그리하여 앙숙이던 둘이 손을 잡고,
마지막으로 모든 힘을 짜내어 승리를 쟁취하고자,
강호의 모든 정파와 합종연횡을 하고,
심지어 재야에 자고 있는 무정파까지 합류를 시켜,
거대한 세력으로 규합하여 반-운동권과의 결전으로 돌입합니다.

평소 이 모든 세력과 척을 지고 지 잘난 맛에 살며,
방구석에 앉아 술이나 퍼먹으며 고추가루 뿌리길 소일로 삼던,
저도 우여곡절 끝에 영입이 되었고,
처음이자 마지막이라 여기며 혼신의 힘을 다해 선거판에 뛰어들었죠.

정책국, 선전국, 조직국, 기타 등등,
학교수업은 선거운동으로 부족한 체력을 비축하는 시기였을 뿐,
이 한 몸 다 바쳐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선거는 지고 몸은 축나고 생활은 개판이 되고,
다른 놈들은 선거 핑계 삼아 만나서 쿵작쿵작 커플이 되고,
나만 솔로일 뿐이고,

역시 안 되는 놈은 안 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낄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