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아래 산쵸칸쵸 님의 글을 읽고,
한 글자 적어보려 합니다.

성매매 특별법 이후,
한때 거리에 나섰던 성매매 여성들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서 오는 고민들,
해답이 나오기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이것 가지고도 많이 싸웠어요.

공창화,
참혹한 공간에서 비인격적인 대우를 받으며,
자신의 몸을 내맡기고 있는 빈곤층 여성들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은 해봅니다만,

국가가 공창을 만들어 관리한다고 해서,
과연 빈곤층 여성들의 삶이 개선이 될까요?

공창화를 한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일부 진보주의자들이 말해왔던,
성 노동자(?)들의 시민권 회복이라는 주장과도 같습니다.
성매매 여성들은 <성 노동자>이기에,
노동법과 의료 혜택을 공식적으로 받는 <합법화>를 통해야만,
폭력과 갈취로부터 성매매 여성의 인권을 진정으로 보호할 수 있다는 거죠.

그렇다면 공창화가 되고 나면 이것은 하나의 노동으로 인정 받는 것입니까?
당신의 가족, 친구, 주변 여성들 가운데 합법화가 되었으니 반대할 수 없을까요?
성매매를 단순하게 노동이냐 아니냐, 로 바라볼 문제가 아닙니다.
이런 비인권적인 현상을 아예 국가가 관리를 하라니요.
오히려 합법화로 인해 윤락산업 혹은 성 산업에서 획득하는 비생산적 이익을,
국가가 눈 감아주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또한 공창화는 실제로는 성매매를 줄이거나 양성화할 수 없는 선택입니다.
성매매 특별법 이후에도 집창촌의 빈곤여성층만 죽어나갔지,
고급룸싸롱, 요정 같은 부유한 자들이 들락거리는,
사실상 무법지대의 성매매 공간은 국가가 단속하지 않았고 않고 있고 않을 겁니다.
실제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공간은,
집창촌보다 룸싸롱, 술집 등과 같은 유흥업소가,
차지하는 비율이 훨씬 높더군요.

그리고 수많은 음성화된 성매매를 통해,
착취를 일삼는 인간들이 국가가 공창화한다고 해서,
양으로 나와서 운영(?)을 할까요?
계속 음지에서 남아있는 것이 그들에겐 더 이익이 됩니다.

실제로 합법화된 네덜란드와 같은 국가에서도,
공창의 여성들을 제외하고 구 사회주의권 국가나 식민지 출신 빈곤 여성들은,
여전히 비합법적 성매매의 공간에서 착취 당하고 있습니다.
과연 공창화가 성매매를 줄여나갈 수 있을까요?


성매매만 완전히 없앨 수 없나요,
도둑질도 완전히 없앨 수 없고,
마약도 완전히 없앨 수 없고,
전쟁도 완전히 없앨 수 없어요.
이 세계의 원리가 그렇지요.

다만 그 모든 것이 없어질 때까지,
노력하고 흠집을 내고 싸워야죠.

교육은 상품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리고 성매매도 상품이 아닙니다.



오랜만에 진지한 글 써보려니까,
머리에 쥐가 나고 눈 앞은 하얘지고 손은 떨리고,
뒤죽박죽 글이 나와버렸네요-ㅁ-;
힝.

아무튼 뜬금 없는 소리지만,
전 국가를 믿지 않아요,
낄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