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아는 사람은 다아는 저 신림9동 고시촌 10년차입니다
물론 손털고 지금은 루저로 살고있지만
지금도 거기 기웃기웃 거리면서 좋은방 있나하면서 부동산사이트 들락거리고 있지요...

뭐 각설하고
추적 추적 비가 내리는 밤이되면 말입니다
왠지 모르고 몸이 발작해요
밀려온다고들 하죠...

그럴땐 남녀노소할거없이 무언가가 땡깁니다

그건 바로 동동주에 파전...
하지만
파전보다 더 동동주에 어울리는것이 있으니 그건 바로 빈대떡입니다

광장시장이었던가요
원조 황해도 빈대떡집이 있는걸로 알고있는데

일단 전 녹두거리의 황빈에 대한 글 몇자 적어봅니다





언제나 방에 누워서 앞으로 장미빛 미래를 꿈꾸고 있을때쯤
오늘도 어김없이 방문을 두드리는 누군가의 고운손
지금은 서울중앙에서 판사로 근무하고 있는 자랑스런 학교선배지만
그때는 돈없고 힘없는 찌질이였던 그 형과 나는 그렇게 저렇게 주머니를 탈탈털어 녹두거리의 황빈으로 향한다
몇분 안걸리는걸음
그 걸음 사이사이 우리는 희망을 노래하고
또 앞으로 찢어서 걸죽하게 먹을것에 대한 기대로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


그렇게 저렇게 왕약국을 거쳐 녹두거리로 내려가면 작은 골목의 불야성을 보고
작은 씁쓸함을 느낀다
대학생들인가
여기저기 떼로 몰려다니는 뽀얀 피부의 어린 청춘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저럴때가 있었지...라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언제나 붐비는 그 곳 황해도 빈대떡의 철문을 열면
화악 하고 퍼지는 빈대떡과 동동주냄새
침 한번 삼켜주고

우리는 메뉴판을 본다




모듬전은 사치다...

언제나 고기빈대떡한장과 특동한항아리면 우리는 행복할 수 있다...

옆자리 여자사람을 데리고 간지나게 주문하는 모듬전
그래 모듬전따위
우리에겐 사치다...






보아같이 생긴 애인을 사귀던 시절
딱 한번 황해도 빈대떡을 데려간적 있었는데
그때 나도 모르게 모듬전을 시키고 말았습니다...
고기빈대떡님 미안합니다




황해도 빈대떡의 특제 반찬들
언제나 똑같지만
언제나 푸근한 그 반찬들 지금도 입맛을 다시게 하는군요...







이렇게 저렇게 수다를 떨고 있을때쯤
우리가 시킨 빈대떡이 나옵니다







빈대떡이 나오기전 쉴새없이 떠들던 우리들의 입구녕은 어느새 막혀버렸고
마치 2차 시험장의 답안이라도 쓰는냥
우리는 쉴새 없이 젓가락을 놀립니다
휘릭휘릭휘릭

껍질을 벗기면 하얀 김과 함께 속살이 드러납니다...
그리고 한입 베어물면
하아...여기가 천국인가요...


입안에 느끼함이 사알짝 스며들때 어김없이 동동주를 한잔합니다






SALUD~

오늘도 어김없이 어둠에 살고 있지만
우리는 항상 양지를 추구한다...


한잔 또 한잔
혀가 꼬부러지고 언제나 했던말을 또 하며
멀지 않은 앞날에는 잘나갈거라며
송강호처럼 벤츠타고 룸사롱 안방드나들듯 드나든다는 넘버3의 대사를 흉내내며
그렇게 저렇게 새벽으로 향합니다







둘이 놀고있을때 그 소식을 들은 또 한선배 우리를 쫓아서 가게문을 살짝 열고 멋쩍은 웃음 지어보이고
빈대떡을 먹었으니 이제 파전을 시켜볼까하며 한접시 더...






그렇게 저렇게
신림동의 밤은 새벽으로 향하고


우리는 알딸딸하게 취한 채로 녹두거리에서 우리들의 보금자리 9동의 핵심 태양놀이터쪽으로 향한다

걷다걷다
강원약국이 보이고 우리는 고민한다

들어갈것인가?
아니

아니야

배가 약간 출출한거같아
치킨한마리하자...

맥주도 한잔하자...

하지만 돈이 얼마 없잖아...
그럴때면 우리가 항상 찾는 그곳

헝그리즘...
지금 주인이 바꼈을텐데
예전에 큰 개를 데리고 다니던 간지나던 그 누나
퀸즈컵 항상 옆자리에서 수십만원 간지나게 꼴아박던 그 누나가 지금도 생각이 나네요...


지금도 치킨의 최고봉은 식지않은 헝그리즘의 치킨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지금 그곳을 도망쳐
방황아닌 방황을 하고 있습니다
패배자
가장 경멸하는 패배자의 인생을 살고있지만...

총성없는 전장
고시촌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전 패자라는걸 깨끗이 인정했으니까요
그냥 잔돈푼이나 벌면서 목숨이나 연명하면서 가족이라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안정적인 삶이라는걸 살면서 그저 외롭게 늙어죽겠죠

인생이라는 게임 속 루져일뿐이니 그리 슬프진 않아요


모두들...좋은밤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