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노무현 대통령 서거 소식을 접한 것은 점심을 먹은 늦은 오후.
장난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진짜 더군요. 너무나 황망해서 아무 생각이 없다가
생전 사진들을 보고는 감정의 둑이 무너졌습니다.
마구 눈물이 났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도 우울함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의 죽음에 얽힌
많은 이야기들을 찾아보면서, 분노는 더욱 자라서 절정을 맞이하게 되었지요.

나중에는...이놈의 더러운 세상아..다 불타버려라..하는 저주까지 머금을 정도.
한국은 희망이 없으니, 잿더미가 되어버려도 당연할 것 같았고,
전 그냥 한국이란 나라에 신경을 끊고, 내 있는 곳에서 잘먹고 잘살자는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이던가요...

약간 늦은 오전..점심전에 버릇처럼 인터넷을 들어와서 베팍을 접속했다가
테츠야님의 글을 읽었습니다.

클릭하니 노래도 나오고, 무슨 이별글이라고 해서 사실 처음에는 장난인줄 알았습니다.
다른 분들처럼 나중에 ps로 이틀있다 돌아오겠습니다..뭐 그런식의 글일거라 생각하고 읽어
내려가다가........

머리에 무언가 퉁 하고 맞은듯 멍해지더군요.

이거 뭐야?

하는 생각.

진짜? 하는 의구심......

밑에는 테츠야님의 이름이 들어간 글들이 추천글, 최다글을 전부 차지하고 있었고 전 다 읽어
봤습니다. 그중에 어디 하나라도 이글은 농담이라는 전화통화가 있었다는..그런걸 기대하면서요.

그렇지만 아니었습니다.

설마설마 하면서 서치해서 보다가

또 줄줄 울었습니다.

이놈의 세상은 왜 착한 사람들을 잡아두지 못하고 독한 넘들만
살아가게 하는가..하면서 세상을 원망하면서요.

이성이 지배한다는 아침이었지만, 그런거 다 필요없이 그냥 눈물이 흐르고, 따라서 콧물이 흐르고
휴지만 책상에 가득찼습니다.


테츠야님의 글을 다시 읽었습니다. 그의 글에 있는 아쉬움을 보면서...
전 한가지를 깨닫고
한가지를 결심했습니다.

깨달은 것 한가지만...난 결코 한국을 마음에서 놓지 못할거라는 사실.
일면식도 없고, 글로만 알게된 테츠야님이었지만, 그의 소식에 이렇게도 비통하고 가슴이 찢어질 줄은
전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이런 분들이 가득한 한국에서 혹 전쟁이 난다거나 해서 많은 분들이 사라진다면...
그 아픔이 어떠할지 상상도 안되더군요.
희망이 없는 한국이라 생각될지라도, 조그마한 희망이나마 더하고, 조국에 대한 마음을 버리지
말아야 겠다는..그럴수 밖에 없을거라는 생각이 테츠야님 덕분에 들었습니다.

한가지 결심한 것은....
결혼을 꼭해서 가족들하고 행복하게 살아야 겠다는 것.
혼자사는것이 오래되다보니 오히려 옆에 누가 있는 것이 불편해서..그냥 이렇게 살다 말지..하는 생각이
지배하던 요새였습니다만, 테츠야님의 글을 보면서, 내가 할수 있는 삶에서의 행복과 의무는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지 하는 결심했더랍니다.

한국에는 안들어갈지 모르지만,
한국에 대한 애정은 잃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테츠야님이 부러워할만큼 이쁜 가정 만들어서 잘 살렵니다.

산다는 것의 의미, 그리고 조국에 대해서
느닷없이 다시 생각하게 된 일주일이었습니다.

내일 한국에서는 국민장이라고 하더군요.
먼 타향에서나마 하루 경건하게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테츠야님도 빨리 완쾌하도록 기도하도록 하겠습니다.

콜로라도 어느 산골에서...noul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