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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흔히 말하는 '풀빵'을 좋아해요.
그닥 입맛이 고급이 아니기도 하고 ㅎㅎ 붕어빵이니 잉어빵, 호두과자 이런 걸 좋아해서
어릴 때 가끔 엄마랑 시장에 가면 엄마가 붕어빵을 사주곤 하셨어요.
어릴 적 살던 저희집이 시골이어서 시장 갔다가 붕어빵을 사들고 오는 저를 보고
할머니는 엄마한테 시장 나가서 겨우 붕어빵 사줬느냐고 핀잔을 주고는 하셨죠.
사실은 그 많은 먹을거리 중에서 제가 고른 게 그거라서였는데 말이죠.

논현역에, 호두과자를 파는 아저씨가 계셨는데 한번 밖에 안사먹어봤지만 바삭바삭한 게 퀄리티가 좋더군요 ㅎㅎ
잠깐 나간 김에 호두과자라도 사먹어야지 하고 돈을 갖고 나갔는데 열명이 넘는 사람들이 호두과자 틀이며 가스,
그것들을 실은 리어카까지 모두 차에다 옮겨 싣고는 자기들끼리 사진까지 찍더군요.
아마 단속을 나왔던 모양이에요.
그것도 그거 나름대로 아쉽지만 모처럼 사먹겠다며 돈도 갖고 나왔는데-ㅅ- 빈손으로 들어가는 게 더 아쉽긴 했지만요.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 수거해가지 않은 남은 밀가루 반죽통과 구웠지만 팔지 못한 호두과자들, 그리고 생수통 따위를
쭈그리고 앉아 정리하고 계신 아저씨를 보니까 조금 기분이 그렇더라구요.
누가 더 안됐고, 누가 잘못했고 그런 생각보다는 그냥 뭐랄까, 씁쓸하달까.
지하도에서 구걸하는 할머니를 볼 때도 그런 씁쓸하기도 때론 울컥하기도 하는 기분도 들구요.
저 할머니가 이 추운 날 길거리에 앉아 구걸하도록 놔두는 사회도 싫고,
나름대로 일하러 나온 아저씨의 생존도구를 뺏고 사진을 찍어대는 모습도 보기 싫고.

어쨌든, 좀 그랬어요.
집에 가는 길에 잉어빵이나 사가야겠네요...-ㅅ-
(결론-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