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1년 2개월동안 손하나도 안대고 그냥 고이고이 방치하면서 길렀던머리카락들을 어제 잘라내었습니다

그 전날 부족전쟁정모때 만난 분이라면 제 머리길이를 알겠지요

블루클럽이 대세라 거길 가려다
그건 간지가 안난다고 판단
검색에 검색을 거듭 근처에 미용실도 아닌 동네이발소가 있더군요

어릴적 그 이발소의 기억이 새록새록 나면서

풍로같은데 항상 물주전자 올려놓고
면도 해주는 누나와 하얀 가운입고 샤각샤각 머리를 잘라주던 그 아저씨 아니 할아버지라고 해야할지
부녀같으면서 부부같기도 한 나이차

"아니 이 머리를 왜?"
"자를때가 되어서 자르는거겠지요"

면도 깔끔이 하고 밖에 나올때까지는 잘 몰랐는데
밖에 나와서 이마트쪽으로 걸어가다보니 머리가 시린게 추위가 느껴지더라...

민둥산처럼 머리는 시원하게 밀려있고...

비니나 하나 살까 하다가 떡하고 콜라, 게토레이 사다보니 까먹어버렸고...


오후 어느 시간 맹렬히 바람은 불어오고...
그렇게 저렇게 소래포구로 나를 데려가려는 제비의 차는 도착했고...

바람이 맹렬히 불어오는 그 날
첫눈이 왔단다

1년전 어느날이었던가
제비가 담당교수님에게 삥을 뜯어서 받았다는 1리터짜리 글린모린지인지 하는 싱글몰트 양주나부랭이를 자랑겸 올렸을때
지금은 활동을 잘 하고 있는 비타민누나가 그걸 구매하려고 베이스볼파크에 가입을 했다지

그때 양주에 일가견있는 엔트휘슬과 함께 줄 아닌 줄을 서게 되었고
굴을 먹으러 갈때 따자고 의견을 보았고

이렇게 저렇게 약속이 미뤄지다
결국 어제 소래포구에 가서 대하를 먹는걸로 그 줄서봅니다를 실현하기로 했던것이다

엔트는 바쁜일이 있어서 못오는거같았고
대타 아닌 대타 몇몇분과 함께...

그 은은하고 톡쏘는 싱글몰트와 살아보려고 파닥거리는 그 새우들의 몸부림을 지켜보면서
올해의 첫눈은 그렇게 지나갔다...


그 추운날...
우리는 흥겹게 술집에서 돌아가며 노래를 부르고
흥겨운 마심을 하였으며...

정신을 차려보니 8시가 다 된 시간이 되었고 이렇게 저렇게 단 이틀도 안되는 시간에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지만...

그나마 얼굴좀 봤다는 형 동생들이 혹자는 얼굴의 반, 혹자는 얼굴의 1/4을 가린다는 왕방울만한 구찌선글라스 좀 썼다고 나를 몰라보는 사태가 발생했으니 슬프기 그지없구나하...



올해 크리스마스때는 외롭진 않을거같아요
제주도에 가거든요
마음은 외롭겠지만 몸은 좀 덜 외롭겠죠

형 결혼한다고해서 머리를 시원하게 밀었는데 삭발수준이라...보는 사람이 많이 놀란듯합니다
뭐 저는 그래서 더 좋았던 하루였구요...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즐거울거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