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지하철에서 내리고 보니 어마어마한 인파가 줄을 서있었습니다. 
공기도 나쁘고 건조해서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무척 힘들어 하셨습니다. 
어떤분들이 물을 사오셔서 나눠주시기도 하셨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매우 질서적으로 큰 불평하지 않으시면서 줄서 있는 모습이 너무 감동이었습니다.
 
지하탈출 직전... 앞에 보이는 통로를 통해 계단만 오르면 드디어 지상이군요... 여기까지 2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계단을 오르고 있을 무렵 어떤분이 그러시더군요... 이제 절반이라고...  
 

드디어 지상... 저 줄을 뭐라 부르는지 모르겠지만 노란 천에 분향오신분들이 대통령님께 남기고 싶은
메세지를 한자한자 적으셨더군요... 대통령님 사진이 있어서 한장 찍었습니다. 
 

드디어 마지막 직선코스... 하지만 대통령님께 가는 길은 아직 멀군요... 이미 다리에 힘이풀려 
지쳤지만 근성으로 버텨봅니다. 진행하시는 분이 이시각 현재 25만명의 시민이 조문을 다녀갔다고 말씀해주시더군요...

 
이름모를 악단분들이 오셔서 아침이슬등을 연주하셨고 줄서 계시던 분들이 따라불렀습니다.

 
이제 거의 다왔습니다. 어느덧 줄서있던 시간이 5시간이 넘었군요...
사진은 여기까지 찍었습니다. 더이상 사진을 찍고 그러는건 돌아가신 분에 대한
예의가 아닌거 같아서요... 준비해간 긴팔 검은 옷을 입고 순서가 와서 분향을 마쳤습니다. 막상 대통령님이
환하게 웃고계신 영정을 보고 눈물이 조금 날뻔 했습니다. 
 

분향을 마치고 조금 쉴겸 명동에서 저녁을 먹고 다시 시청에 돌아왔습니다.  여전히 많은 분들이
질서있게 줄을 서 계셨고 차례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촛불을 켜고 계신분들이 많았는데 저도
잠깐 그분들 곁에 있다가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서울역 광장을 지나쳐서 왔습니다. 삼엄한 경찰의 호위아래 무언가 만들고 있더군요...
물어보니 정부에서 만들고 있는 분향소라고 했습니다. 참 빨리도 만드십니다. 이미 수십만의 시민이
대한문에서 조문을 하고 있는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떡하니 급조하고 계시는 뒷북 정부...

그냥 대한문 분향소를 지원해서 더 그럴싸하게 만들면 되지 고인에 대한 조문마저 둘로 가르려 하는
정신나간 정부...

국민장으로 한다는데 또 어떤 농간을 부릴지 걱정입니다.

베팍에서도 많은 분들이 다녀오셨을꺼라 생각합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PS. 왜 시민들은 지상에서 줄을 서지 못하고 지하철로 들어갔을까요... 정답은 바로 조선일보가 있는
코리아나 호텔을 보호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줄이 쭉 늘어서다가 조선일보 앞에서 휘었고 더이상
줄을 유지할 수 없어서 지하로 내려간것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