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3장: 지크프리트가 드디어 짝지를 만납니다!!!

이 간단한 상황을 무려 40여 분 동안이나 끌고 있는 바그너의 저력은 정말 대단--;;

그런데 이들의 가계도를 가만 생각해 보면,

브륀힐데는 보탄이 에르다에게서 낳은 딸,

지크프리트는 보탄이 인간계의 어떤 여자에게서 낳은 남매인 지크문트와 지클린데의 근친관계에서 낳은 아들이죠. 즉, 브륀힐데는 엄연히 지크프리트의 고모이자 이모인 상황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사랑을 한다는군요. 신화의 세계라서 그런가, 역시 막나갑니다...


DRITTE SZENE   제 3 장

점차 부드럽게 된 적운은 분홍색의 미세한 안개 베일로 용해되고 분산되어 안개는 완전히 윗쪽으로 옮겨가 버리고 거기에 드디어 청량한 푸른 하늘만이 보이며 그 반면 이제 보이게 된 바위 꼭대기의 가장자리에 [발퀴레 제 3막에서와 완전히 같은 장면] 붉게 물든 안개 베일이 남아 있는데 그것은 동시에 심연에서 여전히 타오르는 마력의 불꽃을 상기시킨다. 장면 배치는 발퀴레 결말 부분과 완전히 같다. 전경, 넓게 가지를 뻗치고 있는 전나무 아래, 브륀힐데가 빛나는 완전무장을 하고 머리에는 투구를 쓰고 긴 방패로 몸을 덮은 채 깊은 잠 속에 누워 있다.

Hans Hopf(Siegfried)

SIEGFRIED
(gelangt von außen her auf den felsigen Saum der Höhe und zeigt sich dort zuerst nur mit dem Oberleibe: so blickt er lange staunend um sich)
Selige Öde auf sonniger Höh'!
(Er steigt vollends herauf und betrachtet, auf einem Felsensteine des hinteren Abhanges stehend, mit Verwunderung die Szene. Er blickt zur Seite in den Tann und schreitet etwas vor)
Was ruht dort schlummernd im schattigen Tann?
Ein Roß ist's, rastend in tiefem Schlaf!

지크프리트
(외부로부터 언덕 바위가에 도달한 그는 거기에서 우선 상체만 보인다. 그렇게 오랫동안 놀라서 주변을 둘러본다)
즐거운 언덕 위 황홀한 황야로다!
(완전히 올라가 뒷편 언덕비탈의 한 바위돌 위에 서서 의아해하며 장면을 관찰한다. 옆쪽 전나무 안을 들여다보고 약간 앞으로 걸어간다)
저기 그림자를 드리운 전나무 속에 잠자며 쉬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깊은 잠에 빠져 쉬고 있는 저것은 말이야.
(천천히 더 가까이 가며, 얼마간 멀리서 브륀힐데의 모습을 알아보자 의아해하며 걸음을 멈춘다)

Was strahlt mir dort entgegen?
Welch glänzendes Stalhgeschmeid?
Blendet mir noch die Lohe den Blick?
(Er tritt näher hinzu)
Helle Waffen! Heb' ich sie auf?

무슨 빛이 나를 향해 비치는 걸까?
어떤 강철 무기일까?
아직도 불꽃이 내 시선을 현혹하는 걸까?
(좀더 가까이 걸음을 옮긴다)
빛나는 무기? 한번 그것을 들어올려볼까?

(방패를 쳐들고 브륀힐데의 모습을 본다. 그러는 동안에도
그녀의 얼굴은 대부분 투구에 가려져 있다)

Ha! in Waffen ein Mann: -
wie mahnt mich wonnig sein Bild!
Das hehre Haupt drückt wohl der Helm?
Leichter würd' ihm, löst' ich den Schmuck.
(Vorsichtig löst er den Helm und hebt ihn der Schlafender vom Haupte ab: langes lockiges Haar bricht hervor. Siegfried erschrickt)
Ach! - wie schön!

이런! 무장을 한 남자가?
그의 모습은 나에게 얼마나 즐거움을 상기시키는 것일까?
고귀한 머리를 투구가 누르지나 않을까?
장식을 풀어주면 더 가벼워지겠지?
(조심스럽게 투구를 풀어 그것을 잠자고 있는 이에게서 벗겨낸다. 곱슬거리는 긴 머리카락이 풀어져 나온다. 지크프리트는 깜짝 놀란다)
아! 아름답구나!
(정신없이 바라본다)

Schimmernde Wolken säumen in Wellen
den heren Himmelssee;
leuchtender Sonne lachendes Bild
strahlt durch das Wogengewölk!
(Er neige sich tiefer zu der Schlafenden hinab)
Von schwellendem Atem schwingt sich die Brust:
brech' ich die engende Brünne?
Komm, mein Schwert, schneide das Eisen!

반짝거리는 구름들이 맑은 하늘 바다 가장자리를
물결치며 두르고 있네.
빛나는 해의 웃는 모습이
뭉게구름 사이로 비친다.
(잠자고 있는 이에게 더 깊이 몸을 굽힌다)
높아지는 숨결로 가슴이 흔들린다.
꽉 죄는 갑옷을 풀어줄까?
(갑옷을 풀려고 한다)
자, 칼아. 강철을 잘라라!

(지크프리트는 칼을 빼서 부드럽게 조심하여 갑옷 양편의 사슬을 자르고 그 갑옷과 철대들을 들어올린다. 그러자 브륀힐데는 이제 부드러운 여인의 옷을 걸친 모습으로 그 앞에 누워있게 된다)

Das ist kein Mann!
(Er starrt mit höchster Aufgeregtheit auf die Schlafende hin)
Brennender Zauber zückt mir ins Herz;
feurige Angst faßt meine Augen:
mir schwankt und schwindelt der Sinn!
Wen ruf' ich zum Heil, daß er mir helfe?
Mutter! Mutter! Gedenke mein!

이것은 남자가 아니잖아!
(극도로 흥분해서 잠자고 있는 여인을 응시한다)
타오르는 마력이 내 가슴 속을 흔든다.
타오르는 불안이 내 눈을 사로잡는다.
요동하며 정신이 어지럽구나.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인다)
나를 도와달라고 누구에게 구원을 청하지?
어머니! 어머니! 나를 기억해 주세요!
(실신한 것처럼, 브륀힐데의 가슴에 쓰러진다. 긴 침묵. 탄식하여 벌떡 몸을 일으킨다)

Wie weck' ich die Maid.
daß sie ihr Auge mir öffne?
Das Auge mir öffne?
Blende mich auch noch der Blick?
Wagt' es mein Trotz?
Ertrüg' ich das Licht? -
Mir schwebt und schwankt
und schwirrt es umher!
Sehrendes Sehnen zehrt meine Sinne;
am zagenden Herzen zittert die Hand!
Wie ist mir Feigem?

어떻게 이 처녀를 깨워
나를 향해 그녀의 눈을 열도록 하지?
그 눈을 나에게 연다고?
그 시선이 나 역시도 눈부시게 할까?
과감히 그렇게 한번 해볼까?
나는 그 빛을 견딜 수 있을까?
주위가 떠돌고 흔들리며
어지럽구나!
애타는 갈망이 내 마음을 먹어들어간다.
가슴이 겁을 먹고 손은 떨리는구나!
겁쟁이, 난 어떻게 된 걸까?

Ist dies das Fürchten?
O Mutter! Mutter! Dein mutiges Kind!
Im Schlafe hegt eine Frau:
die hat ihn das Fürchten gelehrt!
Wie end' ich die Furcht?
Wie fass' ich Mut?
Daß ich selbst erwache,
muß die Maid ich erwecken!

이것이 공포인가?
오, 어머니! 어머니! 당신의 용감한 아이를 돌아보세요!
한 여인이 잠들어 누워있는데,
그녀가 저에게 공포를 가르쳤어요.
어떻게 해야 이 공포를 끝낼까요?
어떻게 용기를 가질 수 있을까요?
내 스스로 깨어날 수 있도록
이 처녀를 깨워야만 하겠어요.
(잠들어 있는 여인에게로 새로이 다가서면서 그는 보다 더한 사랑의 감정에 사로잡혀 그녀를 정신없이 바라본다. 그는 더 깊이 몸을 숙인다)

Süß erbebt mir ihr blühender Mund.
Wie mild erzitternd mich Zagen er reizt!
Ach! Dieses Atems wonnig warmes Gedüft!
(wie in Verzweiflung)
Erwache! Erwache! Heiliges Weib!

그녀의 피어오르는 입술이 감미롭게 나를 향해서 진동하는구나.
얼마나 부드럽게 떨면서 그것이 겁먹은 나를 매혹하는 것이랴!
아! 매력이 넘치는 이 숨결의 따뜻한 향내여!
(절망에 차서)
일어나요! 일어나요! 신성한 여인이여!
(그녀를 응시한다)

Sie hört mich nicht.
(gedehnt mit gepreßtem, drängendem Ausdruck)
So saug' ich mir Leben
aus süßesten Lippen,
sollt' ich auch sterbend vergehn!

그녀는 내 말을 듣지 않아.
(늘여서, 억눌린, 촉구하는 표현으로써)
내가 죽어서 사라져버리는 한이 있어도
이 달디단 입술로부터 이렇게
생명을 빨아내고야 말리라!

(죽어가는 것처럼 잠든 여인 곁에 쓰러져 눈을 감고 그의 입술을 그녀의 입에 갖다대고 있다. 브륀힐데가 눈을 뜬다. 지크프리트는 벌떡 일어나 그녀 옆에 서 있다. 브륀힐데는 천천히 일어나 앉는다. 그녀는 팔을 쳐들고 장엄한 몸짓으로, 그녀가 되돌아와 땅과 하늘을 감지할 수 있게 된데 대해 인사한다)

BRÜNNHILDE
Heil dir, Sonne!
Heil dir, Licht!
Heil dir, leuchtender Tag!
Lang war mein Schlaf;
ich bin erwacht:
wer ist der Held, der mich erweckt'?

브륀힐데
만세, 태양이여!
만세, 빛이여!
만세! 빛나는 날이여!
내 수면은 길었구나.
난 이제 깨어났다.
나를 깨운 영웅은 누구일까?

SIEGFRIED
(von ihrem Blicke und ihrer Stimme feierlich ergriffen, steht wie festgebannt)
Durch das Feuer drang ich,
das den Fels umbrann;
ich erbrach dir den festen Helm:
Siegfried heiss' ich, der dich erweckt'.

지크프리트
(그녀의 시선과 그녀의 목소리에 엄숙히 사로잡혀, 꽉 묶인 것처럼 서 있다)
바위를 둘러싸고 타오르는
불을 뚫고서 왔어요.
내가 당신의 단단한 투구를 열었죠.
당신을 깨운 난 지크프리트요.

BRÜNNHILDE
(hoch aufgerichtet sitzend)
Heil euch, Götter!
Heil dir, Welt!
Heil dir, prangende Erde!
Zu End' ist nun mein Schlaf;
erwacht, seh' ich:
Siegfried ist es, der mich erweckt!

브륀힐데
(몸을 높이 곧추세워 앉으며)
만세, 신들이여!
만세, 세계여!
만세, 빛나는 대지여!
이제 내 수면은 끝이 났구나.
깨어보니 나를 깨운 자는
지크프리트로다.

SIEGFRIED
(in erhabenste Verzückung ausbrechend)
O Heil der Mutter, die mich gebar;
Heil der Erde, die mich genährt!
Daß ich das Aug' erschaut,
das jetzt mir Seligem strahlt!

지크프리트
(매우 고상한 환희를 터뜨리며)
오, 나를 낳아준 어머니 만세!
나를 키워준 대지 만세!
지금 복된 나를 향해 웃고 있는
눈을 보게 해주었음이로다!

BRÜNNHILDE
(mit größter Bewegtheit)
O Heil der Mutter, die dich gebar!
Heil der Erde, die dich genöhrt!
Nur dein Blick durfte mich schau'n,
erwachen durft' ich nur dir!

브륀힐데
(극도로 감동하여)
오, 그대를 낳은 어머니 만세!
그대를 키워준 대지 만세!
그대 시선만이 나를 보도록 해주며,
오직 그대를 위해서만 내가 깨어나게 해줌이로다!

(두 사람은 황홀감에 넘치는 빛나는 모습으로 상대방을 정신없이 바라본다)

Birgit Nilsson(Brünnhilde)

O Siegfried! Siegfried! Scliger Held!
Du Weeker des Lebens, siegendes Licht!
O wüßtest du, Lust der Welt,
wie ich dich je geliebt!
Du warst mein Sinnen,
mein Sorgen du!
Dich Zarten nährt' ich,
noch eh' du gezeugt;
noch eh' du geboren,
barg dich mein Schild:
solang' lieb' ich dich, Siegfried!

오, 지크프리트! 지크프리트! 복된 영웅,
그대, 생의 소환자, 승리하는 빛이여!
세계의 쾌락이여, 오 그대가 알면 좋으련만.
내가 그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그대는 내 생각,
그대는 내 근심이었고
그대가 생기기도 전에
약한 그대를 내가 키웠고
그대가 태어나기도 전에
내 창이 그댈 숨겼었지요.
지크프리트, 그렇게 오랫동안 나는 그대를 사랑해왔어요!

SIEGFRIED
(leise und schüchtern)
So starb nicht meine Mutter?
schlief die minnige nur?

지크프리트
(조용히 수줍게)
그러면 내 어머니는 죽지 않은 건가요?
단지 잠들어 있는 건가요?

BRÜNNHILDE
(lächelnd, freundlich die Hand nach ihm ausstreckend)
Du wonniges Kind!
Deine Mutter kehrt dir nicht wieder.
Du selbst bin ich,
wenn du mich Selige liebst.
Was du nicht weißt,
weiß ich für dich;
doch wissend bin ich
nur - weil ich dich liebe!

브륀힐데
(미소지으며, 다정하게 그를 향해 손을 내뻗으며)
이 매력이 넘치는 아이!
그대의 어머니는 다시 돌아오지 않아요.
그대가 복된 여인 나를 사랑하면
그대 자신이 나인 거예요.
그대가 알지 못하는 것을
난 그대 대신에 알고 있어요.
그러나 오직, 그대를 사랑함으로써만
난 지혜로운 거지요.

O Siegfried! Siegfried! Siegendes Licht!
Dich liebt' ich immer;
denn mir allein erdünkte Wotans Gedanke:
der Gedanke, den ich nie nennen durfte;
den ich nicht dachte, sondern nur fühlte;
für den ich focht, kämpfte und stritt;
für den ich trotzte dem, der ihn dachte;
für den ich büßte, Strafe mich band,
weil ich nicht ihn dachte und nur empfand!
Denn der Gedanke dürftest du's lösen! -
mir war er nur Liebe zu dir!

오, 지크프리트! 지크프리트! 승리하는 빛이여!
그대만을 난 항상 사랑했어요.
왜냐하면 보탄의 생각을 나만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내가 결코 말해서 안 되었던, 생각한 것이 아니고
오직 느끼기만 했던 그 생각을, 그것을 위해 나는 싸우고,
투쟁하고 다퉜으며, 그것을 위해 나는 그것을 생각했던
자에게 대항했고 그것을 위해 나는 속죄했어요.
그것을 생각한 것이 아니라 단지 느꼈기 때문에
벌이 나를 구속했지요.
왜냐하면 ---그 생각--- 당신이 그 뜻을 푼다면!
그 생각은 나에겐 단지 당신에 대한 사랑이었으니까요!

SIEGFRIED
Wie Wunder tönt, was wonnig du singst;
doch dunkel dünkt mich der Sinn.
Deines Auges Leuchten seh' ich licht;
deines Atems Wehen fühl' ich warm;
deiner Stimme Singen hör' ich süß:
doch was du singend mir sagst,
staunend versteh' ich's nicht.
Nicht kann ich das Ferne sinnig erfassen,
wenn alle Sinne dich nur schen und fühlen!
Mit banger Furcht fesselst du mich:
du Einz'ge hast ihre Angst mich gelehrt.
Den du gebunden in mächtigen Banden,
birg meinen Mut mir nicht mehr!

지크프리트
당신이 즐겁게 노래하는 소리가
기적처럼 울리지만 그 뜻은 알 수 없군요.
당신 눈의 빛남을 나는 밝게 봅니다.
당신 숨결을 나는 따뜻하게 느끼지요.
당신 목소리가 노래하는 것을 나는 감미롭게 들어요.
하지만 당신이 노래하며 내게 말하는 것을
놀랍게도 나는 이해할 수가 없어요.
모든 감각들이 당신만을 보고 느낄 때,
나는 먼 것은 감각적으로 파악할 수가 없어요!
당신은 나를 불안한 공포로 사로잡고 있어요.
당신만이 유일하게 나에게 공포의 불안을 가르쳤어요.
당신이 강력한 속박 속에 묶어놓은
내 용기를 더 이상 감추어 놓지 말아 줘요!
(그는 크게 흥분하여 동경에 찬 시선을 그녀에게서 떼지 않고 있다)

BRÜNNHILDE
(wendet sanft das Haupt zur Seite und richtet ihren Blick nach dem Tann)
Dort seh' ich Grane,
mein selig Roß:
wie weidet er munter,
der mit mir schlief!
Mit mir hat ihn Siegfried erweckt.

브륀힐데
(머리를 부드럽게 옆으로 돌리고 그녀의 시선을 삼림 쪽으로 향한다)
저기 내 복된 말,
그라네가 보여요.
나와 함께 잠들었던
그가 얼마나 즐겁게 풀을 뜯고 있는 걸까!
나와 함께 그를 지크프리트가 깨웠지요.

SIEGFRIED
(in der vorigen Stellung verbleibend)
Auf wonnigem Munde weidet mein Auge:
in brünstigem Durst doch brennen die Lippen,
daß der Augen Weide sie labe!

지크프리트
(먼저 위치에서 그대로 머문 채)
즐거운 입 위에서 내 눈이 풀을 뜯고 있어요.
정말 그 입술은 열렬한 갈증으로 타고 있군요.
눈의 풀뜯기가 그것을 시원하게 해 주기를 바라서요!

BRÜNNHILDE
(deutet ihm mit der Hand nach ihren Waffen, die sie gewahrt)
Dort seh' ich den Schild,
der Helden schirmte;
dort seh' ich den Helm,
der das Haupt mir barg:
er schirmt, er birgt mich nicht mehr!

브륀힐데
(그녀의 무기를 알아보고 그에게 손으로 그것을 가리키며)
저기 영웅들을 비호했던
그 방패가 보이네요.
저기 내 머리를 숨겼던
투구가 보여요.
그것은 이제 나를 더 이상 비호하고 숨겨주지 않는군요.

SIEGFRIED
Eine selige Maid versehrte mein Herz;
Wunden dem Haupte schlug mir ein Weib:
ich kam ohne Schild und Helm!

지크프리트
한 황홀한 처녀가 내 심장을 애타게 했어요.
한 여인이 내 머리에 상처를 입혔어요.
난 방패와 투구없이 왔는데!

BRÜNNHILDE
(mit gesteigerter Wehmut)
Ich sehe der Brünne prangenden Stahl:
ein scharfes Schwert schnitt sie entzwei;
von dem maidlichen Leibe löst es die Wehr:
ich bin ohne Schutz und Schirm,
ohne Trutz ein trauriges Weib!

브륀힐데
(고조되어가는 우울한 기분으로)
나는 갑옷의 호사스런 강철을 보고 있어요.
날카로운 칼이 그것을 두조각내어
처녀의 몸에서 방어를 풀어내다니!
난 보호와 방어없는
저항도 없는 한낱 가련한 여인일 뿐이로군요!

SIEGFRIED
Durch brennendes Feuer fuhr ich zu dir;
nicht Brünne noch Panzer barg meinen Leib:
nun brach die Lohe mir in die Brust.
Es braust mein Blut in blühender Brunst;
ein zehrendes Feuer ist mir entzündet:
die Glut, die Brünnhilds Felsen umbrann,
die brennt nur nun in der Brust!
O Weib, jetzt lösche den Brand!
Schweige die schäumende Glut!

지크프리트
나는 타오르는 불을 뚫고 당신에게로 왔어요.
갑옷도 철판도 내 몸을 숨겨주지 않았어요.
지금 내 가슴 속으로 불길이 번졌어요.
피어오르는 불길 속에서 내 피가 돌진하고 있어요.
먹어없애는 불이 내게 붙은 거예요.
브륀힐데의 바위를 둘러싸고 붙던
불은 이제 내 가슴 속에서 타고 있어요!
오, 여인이여! 지금 그 불길을 꺼주어요!
그 거품이는 분노는 침묵하세요!

(그는 그녀를 격하게 끌어안는다. 브륀힐데는 벌떡 뛰어올라 불안의 강력한 힘으로 그에게 저항하며 다른 쪽으로 도망간다)

BRÜNNHILDE
Kein Gott nahte mir je!
Der Jungfrau neigten scheu sich die Helden:
heilig, schied sie aus Walhall!
Wehe! Wehe!
Wehe der Schmach, der schmählichen Not!
Verwundet hat mich, der mich erweckt!
Er erbrach mir Brünne und Helm:
Brünnhilde bin ich nicht mehr!

브륀힐데
어떤 신도 내게 접근한 적이 없어요!
영웅들은 겁내며 이 처녀에게 몸을 굽혔죠.
그녀는 발할에서 신성한 몸으로 떠났어요.
이를 어쩌나! 이를 어쩌나!
이 수치, 이 치욕스런 곤경을 어이한담!
나를 깨운 자가 나에게 상처입혔네!
그는 내게서 갑옷과 투구를 떼어버렸구나.
나는 더 이상 브륀힐데가 아니로구나!

SIEGFRIED
Noch bist du mir die träumende Maid:
Brünnhildes Schlaf brach ich noch nicht.
Erwachet sei mir ein Weib!

지크프리트
당신은 아직도 내겐 꿈꾸는 처녀예요.
브륀힐데의 잠을 난 아직 깨우지 않았어요.
깨어나요, 나의 여인이 되어 줘요!

BRÜNNHILDE
(in Betäubung)
Mir schwirren die Sinne,
mein Wissen schweigt:
soll mir die Weisheit schwinden?

브륀힐데
(마비되어)
정신이 혼란스럽고
내 지식은 침묵하는군요.
지혜가 내게서 사라져버려야 하나요?

SIEGFRIED
Sangst du mir nicht,
dein Wissen sei
das Leuchten der Liebe zu mir?

지크프리트
당신의 지식은
나에 대한 사랑의 빛남이라고
당신이 내게 노래하지 않았던가요?

BRÜNNHILDE
(vor sich hinstarrend)
Trauriges Dunkel trübt meinen Blick;
mein Auge dämmert, das Licht verlischt:
Nacht wird's um mich.
Aus Nebel und Grau'n
windet sich wütend ein Angstgewirr:
Schrecken schreitet und bäumt sich empor!

브륀힐데
(앞을 응시하며)
슬픈 어둠이 내 시선을 어둡게 해요.
내 눈은 어두워지고 내 빛은 꺼졌어요.
나를 빙 둘러 암흑이 덮였군요.
잿빛 안개로부터 불안의 한 소용돌이가
화를 내며 돌고 있어요.
공포가 나서서 높이 대들고 있어요!
(그녀는 손으로 격하게 눈을 가린다)

SIEGFRIED
(indem er ihr sanft die Hände von den Augen löst)
Nacht umfängt gebundne Augen.
Mit den Fesseln schwindet das finstre Grau'n.
Tauch' aus dem Dunkel und sieh:
sonnenhell leuchtet der Tag!

지크프리트
(부드럽게 그녀의 손을 눈에서 떼면서)
밤이 가려진 눈을 둘러싸고 있어요.
음침한 공포는 속박과 함께 사라져 버립니다.
어둠으로부터 나와 보세요.
낮이 환하게 빛나고 있는 걸요!

BRÜNNHILDE
(in höchster Ergriffenheit)
Sonnenhell leuchtet der Tag meiner Schmach!
O Siegfried! Siegfried!
Sieh' meine Angst!

브륀힐데
(몹시 감동해)
낮이 환하게 내 치욕을 비추고 있어요!
오, 지크프리트! 지크프리트!
이 불안을 보세요!
(그녀의 표정은 그녀의 마음 속에 한 우아한 상이 떠올랐음을 나타낸다. 그 상으로부터 그녀는 시선을 부드럽게 다시금 지크프리트에게로 향한다)

Ewig war ich, ewig bin ich,
ewig in süß sehnender Wonne,
doch ewig zu deinem Heil!
O Siegfried Herrlicher! Hort der Welt!
Leben der Erde! Lachender Held!

나는 영원한 자였으며, 나는 영원한 자예요.
감미롭게 갈망하는 희열 속에서 영원하며,
당신의 행복을 위해 참으로 영원하죠.
오, 지크프리트, 훌륭한 자! 세계의 방패!
지상의 생명, 웃는 영웅!

Laß, ach laß! Lasse von mir!
Nahe mir nicht mit der wütenden Nähe!
Zwinge mich nicht
mit dem brechenden Zwang,
zertrümmre die Traute dir nicht!
Sahst du dein Bild im klaren Bach?
Hat es dich Frohen erfreut?
Rührtest zur Woge das Wasser du auf;
zerflösse die klare Fläche des Bachs:
dein Bild sähst du nicht mehr,
nur der Welle schwankend Gewog'!
So berühre mich nicht,
trübe mich nicht!
Ewig licht lachst du selig dann
aus mir dir entgegen,
froh und heiter ein Held!
O Siegfried! Leuchtender Sproß!
Liebe dich, und lasse von mir:
vernichte dein Eigen nicht!

가만두세요, 아, 가만둬줘요, 나를 가만둬 주세요!
성내며 접근하여 내게 가까이 오지 마세요.
굴복시키는 강요로써
나를 강요치 말고
당신의 소중한 이를 파괴하지 마세요!
맑은 시내 속에서 당신의 모습을 보았어요?
그것이 쾌활한 당신을 기쁘게 하던가요?
만일 당신이 그 물을 다쳐서 넘실거리게 만들면
시내의 그 맑은 표면이 사라져 버리고 말아요.
당신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고
물결의 흔들리는 파도만 보게 될 거예요!
그러니 나를 다치지 말고
나를 흐려놓지 마세요!
영원히 밝게, 당신은 그러면 내 속에서부터
당신을 향해 복되게 웃을 거예요.
기쁘고 명랑하게 한 영웅이.
오, 지크프리트! 빛나는 후예!
당신을 아껴서 나를 내버려 두세요.
당신의 재산을 무산시키지 마세요!

SIEGFRIED
Dich lieb' ich: o liebtest mich du!
Nicht hab' ich mehr mich:
o, hätte ich dich!
Ein herrlich Gewässer wogt vor mir;
mit allen Sinnen seh' ich nur sie,
die wonnig wogende Welle:
Brach sie mein Bild, so brenn' ich nun selbst,
sengende Glut in der Flut zu kühlen;
ich selbst, wie ich bin,
spring' in den Bach:
o daß seine Wogen mich selig verschlängen,
mein Sehnen schwänd' in der Flut!
Erwache, Brünnhilde!
Wache, du Maid!
Lache und lebe, süßeste Lust!
Sei mein! Sei mein! Sei mein!

지크프리트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오, 당신이 나를 사랑하면 좋으련만!
난 더 이상 나를 갖고 있지 않아요.
오, 당신을 소유하고 싶어요!
거대한 바다가 내 앞에서 물결치고 있어요.
모든 감각으로써 나는 단지 그것만을,
그 즐겁게 넘실대는 물결만을 봅니다.
그것이 내 모습을 부수어뜨린다면 난 이제 스스로 타올라
물결 속에서 타다닥 타오르는 화염을 식힐 거예요.
있는 그대로의 나 스스로
시내에 뛰어들겠어요.
오, 그 물결이 나를 황홀하게 휘감아
그 물결 속에서 내 동경이 사라지기를!
깨어나요, 브륀힐데,
일어나요, 처녀!
웃으며 삶을 누리세요. 달디단 쾌락이여!
내 것이 되어줘요! 내 것이 되어요! 내 것이 되어줘요!

BRÜNNHILDE
(sehr innig)
O Siegfried! Dein war ich von je!

브륀힐데
(아주 친밀하게)
오, 지크프리트! 난 언제나 당신 것이었어요!

SIEGFRIED
(feurig)
Warst du's von je, so sei es jetzt!

지크프리트
(맹렬하게)
지금껏 당신이 그랬으면, 지금 그렇게 되어요!

BRÜNNHILDE
Dein werd' ich ewig sein!

브륀힐데
난 영원히 당신 것!

SIEGFRIED
Was du sein wirst, sei es mir heut'!
Faßt dich mein Arm,
umschling' ich dich fest;
schlägt meine Brust
brünstig die deine;
zünden die Blicke,
zehren die Atem sich;
Aug' in Auge, Mund an Mund:
dann bist du mir,
was bang du mir warst und wirst!
Dann brach sich die brennende Sorge,
ob jetzt Brünnhilde mein?

지크프리트
당신이 앞으로 될 것으로 오늘 되어주세요!
내 팔이 당신을 붙들어
꼭 안으면
내 가슴이 열렬히
당신의 것을 때리고,
시선들이 불붙고
호흡들이 먹혀들며,
눈에 눈, 입에 입이 마주대일 때
과거엔 불안하게 내 것이었으며 미래엔 불안하게 내 것일
당신은 비로소 내 것인 거예요.
자, 타오르는 걱정은 사라지고
지금 브륀힐데는 내 것이 될까요?
(그녀를 끌어안는다)

BRÜNNHILDE
Ob jetzt ich dein?
Göttliche Ruhe rast mir in Wogen;
keuschestes Licht lodert in Gluten:
himmlisches Wissen stürmt mir dahin
jauchzen der Liebe jagt es davon!
Ob jetzt ich dein?
Siegfried! Siegfried!
Siehst du mich nicht?
Wie mein Blick dich verzehrt,
erblindest du nicht?
Wie mein Arm dich preßt,
entbrennst du mir nicht?
Wie in Strömen mein Blut entgegen dir stürmt,
das wilde Feuer, fühlst du es nicht?
Fürchtest du, Siegfried,
fürchtest du nicht das wild wütende Weib?

브륀힐데
지금 내가 당신 것이냐고요?
신의 안식이 내 물결 속에서 쉬고 있고
가장 순진무구한 빛이 화염 속에서 타오르고 있어요.
천상의 지혜가 내게서 사라지고
사랑의 환호성이 그것을 내쫓아 버렸어요!
지금 내가 당신 것이냐고요?
지크프리트! 지크프리트!
내가 보이지 않나요?
내 시선이 당신을 삼킬 때,
당신은 눈멀어버리지 않나요?
내 팔이 당신을 꽉 안을 때,
당신은 내게로 불타오르지 않나요?
내 피가 물결을 이뤄 당신을 향해 돌진하는 것을,
그 거친 불, 당신은 그렇게 느끼지 않나요?
지크프리트, 당신은 무섭지도,
그 사나운 성난 여인이 당신은 무섭지도 않나요?
(그를 격하게 안는다)

SIEGFRIED
(in freudigem Schreck)
Ha! Wie des Blutes Ströme sich zünden,
wie der Blicke Strahlen sich zehren,
Wie die Arme brünstig sich pressen, -
kehrt mir zurück mein kühner Mut,
und das Fürchten, ach!
das ich nie gelernt,
das Fürchten, das du mich kaum gelehrt:
das Fürchten, - mich dünkt -
ich Dummer vergaß es nun ganz!

지크프리트
(놀라 반기며)
아! 핏줄기들이 불붙고,
시선들의 빛이 서로를 먹으며,
팔이 열렬히 서로를 껴안을 때,
용감한 기운이 내게로 돌아오네.
그리고 내가 결코 알지 못했던 그 공포, 아!
당신이 내게 막 가르쳐 주었던
그 공포, 그 공포를
이 멍청이는 그런데
완전히 잊어버렸구나!
(그는 말하며 부지중에 브륀힐데를 놓는다)

BRÜNNHILDE
(im höchsten Liebesjubel wild auflachend)
O kindischer Held!
O herrlicher Knabe!
Du hehrster Taten töriger Hort!
Lachend muß ich dich lieben,
lachend will ich erblinden,
lachend laß uns verderben,
lachend zugrunde gehn!
Fahr' hin, Walhalls leuchtende Weit!
Zerfall in Staub deine stolze Burg!
Leb' wohl, prangende Götterpracht!
End' in Wonne, du ewig Geschlecht!
Zerreißt, ihr Nornen, das Runenseil!
Götterdämm'rung, dunkle herauf!
Nacht der Vernichtung, neble herein!
Mir strahlt zur Stunde Siegfrieds Stern;
er ist mir ewig, ist mir immer,
Erb' und Eigen, ein' und all':
leuchtende Liebe, lachender Tod!

브륀힐데
(기뻐 거칠게 웃으면서)
오! 어린애같은 영웅!
오, 훌륭한 소년!
그대 가장 고귀한 행위의 어리석은 방패여!
웃으며 나는 당신을 사랑해야 하네.
웃으며 나는 눈이 멀고자 하네.
웃으며 우리 멸망하세.
웃으며 파멸해 가세!
안녕히 가시라, 발할의 빛나는 세계여!
너의 긍지높은 성이여, 산산히 부서져 버려라!
안녕, 빛나는 신들의 호사스러움이여!
즐거움 속에서 멸망하여라, 너 영원한 종족이여!
너희 운명의 여신들아, 비밀의 줄을 끊어라!
신들의 황혼이여, 저물어 오너라!
무산의 밤아, 안개를 드리워라!
이 시간 나에게 지크프리트의 별이 빛을 뿜는다.
그는 내게 영원하며 내게 언제나
유산이며 소유물, 하나이며 전부,
빛나는 사랑, 웃는 죽음이로다!

SIEGFRIED
Lachend erwachst du Wonnige mir:
Brünnhilde lebt, Brünnhilde lacht!
Heil dem Tage, der uns umleuchtet!
Heil der Sonne, die uns bescheint!
Heil dem Licht, das der Nacht enttaucht!
Heil der Welt, der Brünnhilde lebt!
Sie wacht, sie lebt,
sie lacht nur entgegen.
Prangend strahlt mir Brünnhildes Stern!
Sie ist mir ewig, ist mir immer,
Erb' und Eigen, ein' und all':
leuchtende Liebe, lachender Tod!

지크프리트
매력에 넘치는 당신이 내게 웃으며 깨어나는도다!
브륀힐데가 살아서, 브륀힐데가 웃는다!
우리를 둘러 비추는 이 날 만세!
우리에게 내려쪼이는 태양 만세!
밤에서 솟아나온 빛이여 만세!
브륀힐데가 살고 있는 이 세계 만세!
그녀는 깨고, 그녀는 살아 있으며,
그녀는 나를 향해 웃음짓는도다.
브륀힐데의 별이 나를 향하여 휘황하게 빛을 발한다!
그녀는 내게 영원하며 내게 언제나
유산이며 소유물, 하나이며 전부!
빛나는 사랑, 웃는 죽음이로다!

(브륀힐데가 지크프리트의 품 속으로 뛰어든다. 막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