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1.

익숙함에대한 낮설음;

사무실에서 제 자리에 가면 안봐도 어느자리에 누가 앉아있는걸 다 알정도이고 어떤일을 누가 얼마나 관여하고있는지에 대해 세세해져 있습니다.
이번에 불황과 맞물려 프로젝트규모축소와 함께 팀이 개편되며 상당수의 사람들이 4월달부터는
이사무실에서 안 보이게 됩니다.

갑자기 늘상 일해왔던 사무실이, 내 책상이, 대각선앞에서 헛소리를 날려주던 아자씨가 새삼스러워지더군요.

그런듯 합니다.

물건을 버릴때,
친구와 떨어지게 될때,
이성과 헤어질때,

그네들의 걱정보단 그네들에 익숙해지다못해 당연해져서,
그 당연함이 당연치않음으로 바뀌어버리는 변화에 당황해서 쓸쓸해하고 뒤돌아보고 찌질해 지는 듯 합니다.

하지만 익숙해 질수있게 해 주어서, 날 편안하게 해 주어서
감사할 따름이지요.


2.

전 처음엔 어느정도 낮을 가립니다.
하지만 친해지면 아주 살갑게 굴죠.

저희집 근처에 아주 큰 공원이 있고, 거기엔 바베큐장이 있습니다.
벗꽃도 개화해서 저는 바베큐를 제안했고
이넘의 고기쟁이들은 선뜻 승낙들을 하더군요.

다행히 토요일 날씨는 맑다는 예보를 봤습니다.

내일 술약속이 있어서 미리 고기를 사놨습니다.
냉장고를 꽉꽉 채웠죠.

고기가 다 안들어가서 비좁은 냉장고를 재배치 하면서 뭔 좋은짓한다고 이고생이냐, 싶어서 스스로가 좀 웃겼지만;;

누군가로 하여금 조금 더 사람 사는듯하게, 추억을 만들수있는 그 무언가를 제가 하고있다는것.

이것도 그렇게 나쁜기분은 아니더군요.
그것이 저의 좋은사람들을 위해서 이니 웃으면서 할수있는듯도 합니다.
물론 전 자선사업가도, 부지런한 캐릭터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만큼이라도 하면서 저에게 웃음을주고 위안을준 이들에게 마음의 갚음을 할 수 있어서 조금은 좋습니다.


좋은밤들 되시구요. 좋은꿈들 꾸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