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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슈뢰딩거의 고양이 사고 실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슈뢰딩거가 비판하고자 했던 양자역학의 코펜하겐 해석을 먼저 알아야합니다.

간략하게 코펜하겐 해석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자면 우리는 원자 내부에서 전자의 위치를 확률적으로만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전자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해도 어떤 특정 위치에 전자가 존재하는 지의 여부는 확실하게 알 수 없으며 단지 확률적으로만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확률이 자연계에 존재하는 본질적인 속성이라는 것이죠. 물론 우리가 관측하는 그 순간에도 확률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관측하기 이전에는 가능한 모든 위치에 확률적으로 동시에 존재하다가 관측이 이루어지는 순간에 그 중 한 위치에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양자역학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해석하는 방법에는 코펜하겐 해석뿐만이 아니라 많은 해석들이 존재합니다.)

여기서 아인슈타인이 이 코펜하겐 해석을 비판하며 그 유명한 말, 신은 주사위 놀음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을 합니다. 아인슈타인은 우리가 전자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전자에 관한 모든 법칙을 알아내지 못했기때문이며 우리가 모든 법칙을 알아낸다면 전자의 위치는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합니다.

하지만 위의 사진이 찍힌 솔베이 세계 물리학 회의에서 당시까지는 변방 취급을 받던 보어의 코펜하겐 해석이 아인슈타인으로 대표되는 정통 물리학계에 승리를 거두게 됩니다.

이제 다시 슈뢰딩거의 고양이로 돌아와서.

슈뢰딩거는 양자역학 그러니까 굉장히 작은 원자 세계와 관련이 있는 코펜하겐 해석을 거시세계로 확장시켜 이 해석이 가지고 있는 역설적인 문제를 보여줍니다.

밀폐된 상자안에 하나의 장치를 설치한 다음 고양이를 집어넣습니다. 장치는 원자핵과, 이 원자핵이 붕괴되어 방사선을 방출하면 자동으로 독가스를 배출하도록 되어있는 부속장치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이 흐른뒤에 이 원자핵이 붕괴되어 방사선을 방출할 확률을 50%로 세팅합니다.

정해진 시간이 흐른뒤에 상자를 열게 되면 우리는 당연하게도 고양이가 죽어있거나 살아있는 두 가지 광경중에 하나의 광경을 보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상자를 열기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코펜하겐 해석에 따르면 원자핵은 붕괴되어 방사선을 방출하거나 붕괴되지 않는 두 가지 상태가 모두 동시에 존재합니다. 따라서 고양이는 죽어있는 상태와 살아있는 상태 모두 동시에(!)  존재하다가 우리가 상자를 여는 순간에 고양이는 이 두가지 상태(살아있거나 죽어있거나) 중에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죠.

여기서 좀 더 나가면... 이러한 코펜하겐의 역설을 해결하고자 나온 것이 SF에서 자주 등장하는 평행우주(패러렐 유니버스)론입니다. 여기서는 고양이가 죽어있는 우주와 살아있는 우주가 모두 존재하며 우리는 그 중에 하나의 우주에 속해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말도 안되는 것처럼 보이는 코펜하겐 해석을 물리학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1997년 양자역학 워크샵에서 이루어진 투표에서 코펜하겐 해석은 물리학자들 사이에 가장 널리받아들여지고 있는 해석으로 나타났습니다. (참고로 2위는 평행우주론)

물리학자들이 코펜하겐 해석을 널리 받아들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것이 현실세계에서 나타나는 실험 결과를 가장 정확하게 예측하고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과학자는 실험을 통해 참과 거짓을 보는 존재이고 따라서 실험결과를 무리없이 매끈하게 설명해준다면 그 자체로 훌륭한 해석이기때문이죠.

베팍에 공부하시는 분들도 많고 그런데...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그냥 제가 아는 한도내에서 편하게 설명해보려고 노력해봤습니다. 잘못된 부분은 다른 분들이 지적해주시리라 생각하고... 저는 이정도로 마무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