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오후 네시는 탈출을 꿈꾸기에 이상적인 시간이다.
길고 가늘게 조여진 하루를 따라 끌려왔지만,
아직 긴 하수구를 팔꿈치로 기어서 나설 용기가
남았다면 늦지 않은 시간이다.
하루가 끝나가고, 하루가 시작되는 이 교묘한 시각.
그 것은 하루에 딱 1시간씩만 열리는 다른 세계로의
통로다. 수만년을 넘었거나 혹은 그 보다 더 태고의
때로부터 시작되었을지 모를, 이 매혹적인 통로는
매일 매일 그 누구에게도 아무 조건없이 문을 열어
준다. 하지만 고래로부터 마침내 선뜻  그 문을 열고
들어선 이는 그렇게 많지 않다.

도도한 수컷 공작의 꼬리 깃털처럼 서글픈 일이다.

                                                        ...zzt 






                          Il mio canto libero (나의 자유로운 노래)

                                                  - Lucio Battist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