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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혹은 마약                    - 성미정   살다보면 사람은 자신을 송두리째 사로잡는 어떤 것을 만난다 너에겐 야구가 바로 그것이었다 야구를 알게 된 후 너의 삶은 야구를 중심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야구를 하는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었다 너의 책장엔 야구에 관한 책들이 들어찼다 밤마다 너의 수많은 노트에 야구를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야구에 몰두한 덕분에 너는 프로야구계에 데뷔했다 승부를 겨루는 프로야구계는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데뷔전 이후 너는 거듭해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최선을 다해 야구를 했지만 누구도 인정해주지 않았다 초조해진 너는 관객들 눈에 띄려고 이 타법 저 타법 닥치는 대로 시도해봤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도대체 어떤 야구를 해야 할지 혼란했다 야구에 재능이 없다는 회의까지 들었다 야구를 때려치우고 싶었지만 야구 이외의 삶은 생각할 수 없었다 그렇게 하기엔 야구에 들인 시간이 너무 많았다 넌 이미 야구에 중독되어 있었다 야구는 너에게 끊을 수 없는 마약이었다

전 이분의 시니컬함이 굉장히 매력적이더라구요.

신기하게도 시집에 야구에 관한 시들이 많아서 옮겨 봅니다 ㅋ

제법 많이 아시는 거 같아요. 야구에 대해.

다음의 작품을 한 번 봅시다 ㅋ

먼가 신랄해요 ㅋㅋㅋㅋㅋ

야구하는 앵무새                 - 성미정   이건 야구를 하는 앵무새 얘기일 뿐이다. 절대로 당신들 얘기는 아니니까 미리 흥분할 필요는 없다 새장 속의 앵무새를 보듯 가볍게 읽으면 된다 당신들은 사람만이 야구를 할 수 있는 우월한 존재라고 자부한다 당신들에겐 미안하지만 앵무새도 야구를 한다 어쩌면 당신들보다 백 배는 더 쉽게 할 지 모른다 왜냐고 반문하면 대답은 간단하다 앵무새는 야구를 흉내만 내면 되니까 야구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이미 써 있는 야구를 읊어대기만 하면 야구는 끝이다 사람들이 비난이라도 할라치면 앵무새는 선제 공격을 한다 원래 모든 야구의 기원은 흉내에 있다 새로운 야구를 하려고 머리를 쥐어짜는 당신은 바보다 이렇게 반박한다 뛰어난 앵무새일수록 화려한 이론으로 중무장하고 있는 법이다 이건 단지 야구를 할 줄 아는 재주 많은 앵무새 얘기다 확신할 순 없지마는 아마 당신들 얘기는 아닐 것이다 괜히 얼굴을 울긋불긋 앵무새 빛깔로 바꿀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