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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까지 어머님이 성당에서 하시는 행사 준비로, 성가곡들을 워드로 좀 쳐서 도와 드렸습니다.
성가 곡들을 치다가 이런 구절이 있네요.

[주께로 처음 다가가 내가 했던말]

저희 어머님은 체험 신앙인이십니다.
제 동생을 임신하시고 천식과 합병증으로 고생 하셨었거든요.
당시, 음독 자살을 시도하셨다 실패하셔서 청각장애인이 되신 친구분이,
몇년 간 보지 못했던 저희 어머님을 동사무소를 찾아 찾아서,

[성모님이 네가 힘들어 하는걸 보여주셔서 찾아왔다. 성당 다니자.]

란 권유로 성당에 가셔서 영세를 받으시고, 그때부터 이런저런 증상들이 호전 되셨다고 하네요.

또 동생 태어 나기 전에, 어머님이 꾸신 꿈이(이때는 어머님 영세 후네요.)
제 동생을 낳았는데, 다리에 스테이플러 심이 박혀서 태어 났더래요.
그런데 검은 옷을 입은 의사 선생님이 오시길래, 아이 다리가 이상하다고 하소연 하자,
그 분이 슬쩍 가서 보시더니
[다리가 왜?!]
라고 말씀하셔서 보니,
살이 보기 좋게 오른 아이 다리가 되어 있더랍니다.
실제로 태어난 동생 다리는 튼튼하죠.
(그리고 나중에 생각 해 보니, 검은 옷을 입은 의사 선생님이 아니고, 당시 저희 주임 신부님이셨었다고 하시네요.
그리고 초등학교때, 교통사고로 동생이 발을 차에 밟혔을 때, 어머니는 정말 소스라치게 놀라시고 걱정하셨었는데, 그런 배경이 있었더라구요.)

덕분에 어머님은 굉장히 독실하신 천주교 신자십니다.

반면 전, 종교를 생활로 받아들이기는 합니다만, 체험에 의하진 않았습니다.
유아 세례를 어머님과 같이 받고, 첫영성체도 하고, 견진 성사까지 하고, 매주 주일미사를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제가 '신앙을 가졌다.' 라고 실감은 사실 잘 안들때가 많습니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종교관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고 고민도 많이 한 반면에, 어떤 의미로서의 신앙은 다소 퇴색되지 않았나 란 생각도 하구요.
확실히 논리와 이성을 뛰어넘는, 신앙의 어떤 선이 있는데, 전 그 영역으로는 발도 안가지고, 그렇네요.

저런 일들을 몇가지 듣고, 개인적인 생각과 비교를 해 보면,
전 어쩌면 신앙인이 될수는 영 없을 것이란 생각이 문득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