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벌써 일년전 쯤이네요..

옆동네에서 제가 붙었는지 떨어졌는지,,전차남처럼,,기다리던때가,,그때 많은 분들이 같이 마음 졸여 주셨었고,,
합격소식에 같이 기뻐해주셨을때..

정말 따뜻하고 감동했었는데..

그렇게 시작된 회사생활이,,쉽지는 않았어요.

광고팀 가라는것도 뿌리치고 오고싶어서 왔던 공항인데..

회사에서 제일 인정받지도 못하고 말그대로 여초인 이곳에서..

차라리 군대가 낫겠다는 남자동기들의 푸념..

그리고 언니 문화에서 살아가기 고되었지만..

그래도 늘 하는 일에서 울고 웃고 감동하고 새벽 출퇴근의 고단함 스케줄 근무의 짜증도..

그냥 즐기면서 잘 지내왔던것 같습니다.

그중심에..제 사수가 있었죠.

대리님이신데,

정말 이곳에선 조그만 말도 확대 재해석 재생산 되서 몸가짐 하나하나가 조심 또 조심스러운 생활이었습니다.

내 의도와는 달리 와전되어 커지는 말들과 상황속에서

조직에서 왕따당하는 동기들도 생겼었고,

그런 와중에서도 자기 입장 생각하지 않고 늘 저희 편에서 저희 입장에서 불이익을 당하면,

저희는 그런말 못하는 눈총받는 신입의 입장이니..

늘 대신해서 말해주시고 그래도 못마땅하면 싸워주시고..

일 못하는거는 당연한 거라며 다독여 주시고..

바람막이가 되어주시던,,

정말 여자지만,,어떤 남자보다 멋있고 당당한 분이 계셨습니다.

저는 그냥 EY카운터라 해서 일반손님 단체손님 카운터로 배정 받았지만,,

옆카운터는 그야말로 브이아피들 모시는 팀이 있는데..

그곳에 비하면 이쪽은 정말 상식적이고 인간적인 팀이었습니다.

그쪽으로 발령난 소수의 동기들은 정말 입사부터 눈물로 시작해서 눈물로 끝나는 (남자직원들도) 생활의 연속이었죠.

그리고 그런 동기들을 위해서 다른 파트지만 저희 입사부터 교육을 해주시던 제 사수님은,

불의를 보면 전화해서 항의하고 신입한테 뭐하는 짓이냐고 따져주시고,

물론 위에서 보면 좋게 보이시지는 않았겟지만, 워낙 이쁘시고 일도 잘하셔서 인정받으시는 분이시기에,

함부로 못하는 그런 분이었습니다.


그 분이 멘토처럼 제 사수로 짝지어지셨을때..정말 너무 행복했고,

인간적으로 친해지면서 카운터에서 모두 웃으며 친하게 지내지만 회사사람은 회사사람이라는 그런..것을 넘어선

믿고 의지할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되어 주셨습니다.

얼마전에도 제가 실수로 식사시간을 15분인가 빨리 빠지는 실수를 했는데,

과장님께 그분이 저대신 불려가셔서 엄청 깨지시고는,

일하고 있는 저에게 간단한 문자로 (문자지만 간단하고 명료하게 제 잘못을 알 수 있게끔) 질책하신후 "넌 오늘 나한테 눈물 쏙 빠지게 혼난거다."

하시고는 다른분들이 저에게 뭐라고 못하게 단단히 일러두셨다고 합니다.(다른 대리님께 들었어요. 저 엄청 혼내는 조건으로 그러셨다고)


제가 스케줄 근무 와중에도 회사에서 몇가지 행사에서 상도받고 하면서 국가대회 출전하게 되면서..

그나마 쉬던날도 다 반납되고 카운터 근무 외에 끝나고도 그 프로젝트에 매달려서 날새야 되는 황당한 일이 생겼는데,(3월부터 개인 스케줄 ,,정말 엉망이 되었습니다.) 그때도 누구보다 마음아파 해주셨던 분이셨습니다.

근데..

어제 그분이 갑자기 오후에 발령이 나셨습니다.
그전날 저랑 새벽 세시까지 근무 끝나고 오셔서, 각자 집에서 쉬고 있다가,,

저로써는 이런 청천 벽력같은 소리를 듣게 되었네요.

그것도..그 옆동네 힘들다고 소문난,,정말,,

아무튼 그곳으로요.

눈앞이 깜깜하네요..


울다 울다 지쳐서 또울고..

그간 삼월부터 쉬는 날 나오라 해서 일하고 이런거 다 참을수 있었던건,,

내가 하는일에 대한 즐거움.

그리고 같이 일하는 동기들.

그리고 그분 이었습니다.

정말 같이 스케줄이라도 맞는날엔..첫사랑을 만나는것 처럼 늘 가슴설레고..

쪼르륵 달려가서..인사하고 같이 밥먹고..

그게 정말 큰 기쁨이었는데..


그분이 수하물이나 본사 발령 나셨다면.. 마음이 이렇지는 않을텐데..

그쪽에서 이분 달라고 그랬다고..


본인이 싫다고 의사를 밝혔는데도,,

발령이 나서,,당장 바로 출근입니다.


주저리 주저리,,말이 참 길었는데..

정말,,이제 누구를 믿고 이생활을 버텨 나갈지..


어제 제 상태를 보고 동기들은 병가라도 내라고 하는데..

프로젝트 때문에 병가를 낼 수도 없는 상황이고..

정말,,

잔인한 오월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