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3박 4일 간의 서쪽 종단 여행은
그리 먹을 거리에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냥 발 길 닿는 데 가서 근처에 먹을 곳이
있으면 먹고 그랬죠.

그러다 유일하게 한 집을 건졌습니다.

대게 터미널 근처에는 괜찮은 식당이 없죠.
어차피 뜨내기 손님 상대라 그렇겠지만.
그래서 터미널 근처에서 흡족한 식사를
한 경험은 한 번도 없었네요.

그러다 이 번에 한 집을 발견했습니다.
순천만 갔다가 순천 종합버스 터미널로 돌아와
저녁 식사를 하려고 근처 식당을 물색했죠.

터미널 바로 앞에 몇몇 식당이 있었지만
내키지 않더군요.

그래서 터미널 옆 큰 도로를 건넜습니다.
터미널 나오자 마자 바로 앞에 2차선 도로 있고,
터미널 왼쪽으로 큰 도로가 있습니다.
왼쪽 큰 도로를 건너야됨.
시내버스정류장이 있고 그 옆에 약국이 있고
그 옆에 골목길이 있더군요.

들어서자 마자 눈에 띈 집.
장어구이 전문 율촌식당




외양도 허름하고 실내도 허름합니다.
실내 들어가니 마루도 아니고 방도 아닌
곳에 테이블 세 개가 놓여져 있고 아주머니
한 분이 이불 속에서 tV를 보고 계시더군요.
순간 잘못들왔나 싶었지만 이왕 들어온 거
장어구이를 주문했죠.
그래서 나온 놈!!!






제가 가운데 쪽 몇 점을 집어 먹고 난 다음에 사진을 찍어서;;;
먹어보고 맛있어서 사진을 찍었거든요.

갯장어입니다. 붕장어라고도 하고, 아나고라고도 하죠.






제 고향이 이 갯장어로 무지무지 유명한 동네입니다.
개인적으로 갯장어 맛으로는 전국에서 제일 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순천 터미널 앞 식당에서 만난 갯장어 구이!!
상당히 맛있더군요. 장어 맛엔 나름 까탈스러운 제 입맛에도
흡족스러울 정도였어요.

마늘 한 점 곁들여서...






부드러운 장어 속살과 맛깔난 구이 양념에 소주가 술술 넘어갑니다.
그리고 따라나온 동치미가 시원 깔끔한게 장어의 느끼함을 바로바로
덜어주니 너무 좋습니다.







밥도 시켰어요.
장어구이는 최고의 밥 반찬 가운데 하나죠.

여기서 포인트...
오른 쪽에 보면 오이절임이 보이죠.
저 오이 절임을 장어 쌈에 같이 곁들여 먹으니
입 안에서도 장어의 기름짐이 확 덜어져서
개운한 맛이 좋습니다.
즉 상추 + 장어 + 구운마늘 + 오이절임!!
이 콤보를 먹는 방법으로 추천!!!






그리고 먹고난 다음에 더 흡족했던 것은 가격이었습니다.
저 장어구이 한판(두마리 정도 분량인듯)에 만오천원!!

거기에 소주 한 병, 밥 한 공기 하니 만구천원 나오더군요.
먹으면서 한 삼만원대는 나오겠다 생각했는데...
감동이었음..+_+


보통 터미널 근처에서 밥을 먹게되는 것은 따로 시내 어디를
찾아갈 여유가 없거나, 잘 모르기 때문이죠.

그리고 대부분 실패합니다. 그냥 무난하기만 해도 감지덕지죠.
하지만 순천 터미널 앞 율촌 식당은 가격 대비 충분히 흡족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인 것 같습니다.

만약 둘이라면, 저 장어구이 한판으로 양은 충분한 정도구요.
밥 두공기면 만 칠천원! 거기에 소주 한 병 곁들여도 2만원이죠.

최고의 맛집이라고까진 할 수 없겠지만 터미널 앞 식당에
가격 대비로 한다면 기꺼이 추천드릴 수 있는 식당이네요.

메뉴에 장어탕도 있는데 혼자가 아니었다면 장어탕도
꼭 먹어보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순천 터미널 근처에서 식사하실 분들 계시면 한 번 가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