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오늘도 버림 받고,
집에 혼자 남아 있어요.
돈 잘 버는 동생이 휴가 받은 뒤로,
저는 레알 잉여 취급을 받고 있어요.

아무튼 오늘 점심은 뭘 먹을까 생각하다,
요즘 화제작 <파스타>가 생각이 났어요.
그래서 스파게티를 해먹기로 했어요.
원래 스파게티 같은 건 작업용으로 자주 쓰곤 하던데,
저는 상관 없어요, 레알 독거니까요.
혼자서라도 맛있는 거 해먹어야 살아요.

까르보나라 스파게티가 하고 싶었지만,
집구석에 크림 따위가 있을 리가 없어요.
그래서 대용으로 우유를 이용한 스파게티를 만들어 봤어요.
이름하여 뿡키표 우유 스파게티, 허!


1. 면을 익혀요.



소금과 올리브유(없으면 비스무리한 거) 약간 넣고,
끓인 물에 면을 넣어요.


2. 재료를 준비해요.



베이컨 정도면 집에서 간단하게 먹을 때 좋지만,
저희 집에 그런 게 있을 게 없기 때문에,
냉동실에 짱박혀 있던 묵은 목살 한 조각을 꺼내 다졌어요.

마늘은 슬라이스로 하나, 다진 걸로 반 개 정도 준비해요.
양파는 1/4개 정도면 혼자 먹는 데 충분할 거라 생각해요.


3. 고기 먼저 볶아요.



기름으로 달군 후라이팬에,
잘 다진 고기와 마늘 슬라이스를 넣어요.
좋은 후라이팬 썼다가 걸리면,
엄마한테 스파이크를 맞으니,
듣보잡 후진 후라이팬을 써야 해요.
후추도 넣어주세요.

그 다음에 양파를 넣어요.
또 볶아요.




대충 볶아진 듯 하면,
우유를 넣어요.
소금도 조금 넣어요.
또 잘 볶아요.

우유만으로는 너무 묽기 때문에,
집에 치즈 한 장이 있으면,
치즈 한 장 넣어주는 게 좋아요.
없으면 밀가루 아주 약간도 좋아요.

간을 한 번 봐요.
지금까지 난리쳤는데 나중에 맛 없으면,
괜히 삶이 안타까워져요.


4. 면을 넣어요.

간이 적당해지면 삶은 면을 넣고 같이 볶아요.





5. 완성이에요!




보면 더럽게 맛 없어 보이지만,
미장센, 데코레이션 따윈 독거에겐 사치예요.
그냥 혼자 먹고 맛있으면 돈 아끼고 체력 아끼고 좋은 거예요.

그래도 너무 허여멀건한 건 그래서,
파슬리나 브로콜리가 집구석에 없어서,
미나리 몇 개 썰어서 넣었어요.
한껏 분위기가 나요.


그렇게 오늘 점심도 우걱우걱우걱,

꺼억!


설거지 하러 가야겠네요.
낄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