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헉 벌써 이렇게 시간이 ㅋ

전 새벽에만 글 쓰는 듯 ㅋㅋ

문득 이래 저래 고인의 옛날을 추억하다 보니까

'나는 노무현을 언제 처음 알았었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요즘들어 탈 정치화된 20대에 대해서 저두 욕도 많이 하고 있지만.

생각해보니 저도 20대 초반에는 그렇게 정치에 관심있었던 거 같지 않습니다.




저는 신문, 뉴스의 정치면을 챙겨보는 편은 아니었고,

고등학교 때, 그 때가 한참 한국 인터넷의 태동기였는데, 딴지일보를 알게 되면서 ㅎ

정치에 관심을 가진 거 같네요.

그 전까지는 정치는 딱딱하고, 잼없고, 쌈질이나 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딴지일보 보다보니 정치가 재밌다(???)는 사실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에는 신문의 정치면도 스킵하지 않게 되었고,

아는 정치인이라고는 김대중/김영삼 정도였는데 정치인 이름을 외우기 시작했으며,

깊이 있게는 아니었지만 세상 돌아가는 정도는 파악할 정도의 관심 정도만 주었던 것 같습니다.




2002년 대선 때는 막상 투표권이 없었기 때문에 노통에게 표를 준 적은 없구요.

그냥 맘 속으로만 응원했던 듯.

그 때 후보시절 노무현이 학교에 강연 왔었는데,

그날 친구가 강연 듣고 와서 노무현이랑 악수했다고 자랑스러워하던 기억이 나네요. ㅋ

저는 '에이~~ 어차피 대통령 될 사람도 아닌데~~~' 라고 했었는데 ㅋㅋㅋㅋㅋ

그런데 ㅋㅋㅋ 기적이 일어났지요.

몽준이형의 어시스트로 인해 대선 당일날 표가 확 결집된 게 크다고 생각합니다. ㅋ

오히려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위기감이 지지자들로 하여금 더 열심히 투표에 참여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ㅋ




웃기게도

저의 첫번째 정치 참여는 2004년의 탄핵 정국이었네요.

당시 제가 받은 충격은 상당했습니다.

탄핵은 그저 대통령을 흔들기 위한 정치적인 수사라고만 생각했거든요.

친구들한테 그렇게 말하고 다녔습니다.

'에이 설마 쟤들이 진짜 하겠어~~ 만약에 하믄 서울로 데모하러 가야지.'

근데 진짜로 하더라구요 ㅡ,.ㅡ;;;;

탄핵안 통과되던 그날, 토요일이었던 거 같은데.

고민 많이 했습니다.

어렸을 때 부터 직/간접적으로 보아왔던 '데모'라는 것은 전쟁이었습니다. 전투였습니다.

제가 그런 일을 감당할 수 있을지 무척 고민스러웠습니다.

하지만, 평소에 떠벌리고 다녔던 게 있어서; 부끄럽고 싶지 않았고....

딴에는 비장한 각오로 서울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지요.

근데 막상 광화문 나갔더니 이게 왠걸 ㅋ

전혀 그런 분위기가 아닌 겁니다 ㅋㅋ

거기에 끝도 없이 이어져서 단상조차 보이지 않던 그 많은 사람들이

저와 같은 뜻을 갖고 있다는 것을 느꼈을 때의 그 희열이란!

이 때의 경험이 저를 좌빨로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네요 ㅋㅋ






탄핵 소추 기각되고, 열린우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했을 때만 해도

국민이 국민의 손으로 뽑아준 대통령을 지켜냈다~ 내가 대통령을 지킨 사람들 중의 하나다라는 사실이

못내 뿌듯했지만,

그로부터 5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ㅠ_ㅠ

결과가 이렇다보니 후회가 많이 남네요.

그 때 더 지켜봐줄껄. 더 관심가져 줄껄.

과반까지 시켜줬으니 알아서 잘 하겠지 라는 마음이 너무 안이했던 것 같습니다. ㅠ_ㅠ

이라크 파병이나 FTA 문제 등에 있어서...

저의 성향과는 반대로 노 대통령이 밀어붙였지만, 그나마 그것은 분명히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는 고집이었습니다.

그것을 전혀 이해못할 정책과 언행으로 일관하는 최악의 대통령을 겪어 보니까 비로소 깨달을 수 있겠네요.



새벽이다 보니

목늘어진 티셔츠마냥 글이 주욱 늘어져 버렸네요 ㅎ

혹 여기까지 읽으신 분 계시다면 인내심에 감사드립니다 ㅋ

결국 말로는 측은하고 비참했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마음 속에 진심을 남기고 떠나셨으니,

그 어떤 대통령보다 성공했던 대통령,

떠나고 나서 박수받는 대통령이 되신 거 같네요.

축하합니다. 그리고 지켜봐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