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년초에 용산에서 애꿎게 돌아가신 분들 때문에 달았던 리본이었는데 말입니다.

많은 이들의 관심에서 사그러져 갔지만,

그래도 너무나 죄송해서;;

국가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진 그 극단적인 폭력에 희생되었음에도

입바른 사죄의 말이나 재발 방지 대책 같은 것조차 들어보지 못한 채

오히려 테러리스트 취급을 받아야만 했던 그분들이 안쓰러워서

또한 그런 사태가 일어났음에도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실없이 살고 있는 제가 부끄러워서 

닉넴 앞의 리본이라도 보면서 그 분들을 상기하자고. 절대로 잊혀지게 만들지 말자고. 그런 뜻이었는데.



그런 뜻이었는데,

익숙해짐이라는 것은 참 무섭네요..

리본의 의미를 더 이상 상기하지 못할 만큼 익숙해져버리고 나니

있으나마나가 되어버릴 만큼 애초의 초심은 안들호로 가고야 말았습니다.






이제

처음에 달았던 리본을 떼기도 전에,

또 다른 리본을 달아야만 하는;;; 비극이 찾아온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는데

입만 나불나불 거리는 자신에 대한 혐오가 먼저 찾아오네요.





앞으로 얼마나 많은 리본을 더 적립해야 비극이 막을 내릴 수 있을지 매우 걱정스럽습니다.




암튼,

어려운 시기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그만큼 살아내기도 참 버거운 일이겠지요.

수고 많았습니다.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그리고,

용산 주민들에서부터 전직 대통령까지

밑바닥 인생들부터 한 때 권력의 핵심까지

누구나 이런 식으로 '사회적 타살'을 당할 수 있다는 교훈을

구성원 모두가 느꼈으면 좋겠네요.



개인적으로는 자살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매우 혐오하지만,

이번엔 사안이 사안인 만큼,

"어라, 이렇게 사회가 굴러가는 건 좀 아니지 않나"

라는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한 개인의 희생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