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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카마라조프 브라더스를 보고 있는데요. 워낙 죄와벌을 읽으면서 후유증이 컸었고(한동안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었어요. 소설도 한 번에 못읽고 좀 읽다가 지쳐서 덮었다가 다시 펴서 읽다가 덮고 또 덮고...) 지금 읽는 책은 소설자체가 너무 길어서 염두를 못내다가, 그냥 버스타거나 혼자 밥먹을 때 조금씩 봅니다. 아직까지는 죄와 벌만큼의 흡인력은 없네요. 효도르가 죽고 나야 좀 흥미로워 질 거 같네요;;

근데 도본좌는 정말 무지하게 냉소적인 사람이었으면서도 기독교를 인류의 마지막 희망으로 믿고 있었던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카마라조프 앞부분을 읽고 있어서 단언하긴 힘들지만 만약 그렇다면 왜 그랬을까요?

결국 논리와 규율만으로는 사람은 행복해질 수 없다고 믿었던 것 같습니다. 어떤 이유로 인해 도본좌가 종교로 인한 평안을 받아들였는지 잘 이해는 가지않네요.

과연 이 세상에 종교는 타락해버린 걸까요? 정말로 아편과 같은 걸까요? 현대 종교로써 두가지 제한을 하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봤습니다.

우선 물리적인 기적을 인정하지 않는 것. 종교가 마음의 평안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현세에 있어서 물리적인 기적을 일으키고 성공을 준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종교를 도구로 하여 사기를 치는 일은 줄어들겠죠.

두번째로는 종교집단 내 친목행위를 금지하는 것. 사실 종교 집단 내에서 친목질을 할 이유도 없을 뿐더러 각종 비리의 온상이 되는 것, 이익집단이 되려는 걸 막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종교 집단 내에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과 정을 쌓고 친해지는 것과는 구분되어야하지 않을까. 무엇보다도 교회 내에서 커플이 탄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지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