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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전공들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번역서를 대충 만들고 있다면 비판받을 만한 일이겠지요. 저는 다른 측면에서 이 일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물리같은 경우 좋은 번역가들이 많이 있습니다. 박병철씨도 그 중에 한명이지요. 파인만 렉쳐3권의 번역은 정말 큰 기여였다고 생각합니다. 구어체도 많고 워낙 영어가 많아서 읽기가 상당히 어렵죠. 

지금은 란다우 역학을 제 친구가 번역하고 있는데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좋은 책이에요. 학부 때 그 컴팩트하면서도 심오한 내용에 감탄을 많이 했었던 기억이 있네요. 번역서를 만든다면 역학을 배우는 1,2학년들이 참고서적으로 쉽게 란다우 책을 접할 수 있겠죠. 파인만 강의록도 영어로 어렵게 봤던 기억이 있어서 요즘 학부생들이 참 부럽습니다.

번역서가 장단점이 있지요. 우선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 학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영어를 아무리 잘한다고 하더라도 한계가 있어요. 특히 제가 느끼는 가장 큰 한계는 발췌의 부재입니다. 논문이나 전공 서적같은 걸 볼 때 이 논문이 진짜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인지 판단하거나 필요로 하는 부분은 어디인지 찾아서 봐야 하는데 아무래도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또 개념을 빨리 익혀야 할 경우에도 번역서가 도움이 되지요. 

단점이라면, 이게 단순한 이유이면서도 결정적인 건데, 어째뜬 리서치를 하려면 영문 논문들을 보는 일과 외국인 학자와의 코웍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언젠가는 그 학문에 대한 영어표현들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하지요. 그러니 일찍 익숙해지는 것이 그나마 나은 길이라고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