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 내공이 상당하심 ㄷㄷㄷ
긴 글이지만 생각보다 명료하게 읽었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깊이 동의합니다.
그런데 작문 교실엔 작문 선생으로 가시려구요?

저는 오랜 사회당원인데, 활발히 활동할 때 매일 듣는 얘기가, 진보신당이나 민노당 사람들이 싫어하는 비지론 같은 얘기였습니다. 어찌나 귀찮았던지... 요즘도 비지론 얘기하는 좌파 사람들을 보면 그때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그냥 자기 하고 싶은 거 하고 사는 것이고, 결국 제안 수준으로 해서 공감을 얻어 세를 키우는 게 기본인 것 같아요.

프린트해서 줄쳐가며 읽고 싶은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잘봤습니다~

요즘 소모적인 논쟁 속에 가장 괜찮아보이는 글이군요 +_+

"사회가 좀더 민주/개혁/진보 뭐가 됐든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무조건 뭉치자는 식으로 이견을 묵살하는 것 보다 다른 입장에 대해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먼저 필요하겠죠."

결국 이 이야기를 하시려고 쓰신글인것 같은데 원칙적으론 맞죠.
문제는 전투상황?에도 저 원칙(님이 말씀하신 원칙 역시 하나의 프레임이겠죠)이 적용될수있을까하는 겁니다.
올바른 인관관계는 수평적이고 위계적이지 않은 인간관계다라는 원칙이 맞지만 총들고 전투하러가는 군인에게 위계질서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때문에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앞서와같은 현실적'딜레마'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분열하지마"라는건 분명 폭력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런 폭력이 필요할때도 있다는 겁니다. (나꼼수에 이런 폭력이 꼭 필요하다라고 말하는건 아닙니다)

글쎄요. 문제는 현재의 '분열하지마' 논리를 뜯어 보면, 그 귀결은 "영원히 전투상황"이 되어 버린다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만.

글쎄요.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정도를 목표로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그 전투상황이 생각보다 길것 같지는 않은데요?

한나라당이 존재하는 한 박근혜가 되지 않더라도 다음 선거에서 또 튀어나오겠죠. 새삼스럽지도 않은 얘기

한나라당이 망하면(물론 이게 쉽지는 않겠지만) 어쨋든 끝나는 전투잖아요?

말이야 누가 못하나요. 외환위기에도 탄핵에도 안 망한 정당입니다.

이번에 '분열하지마'로 이기고 나면 그 다음날 새누리당이 눈녹듯이 사라진다 머 이러면 전투상황 이번으로 끝이 되겠죠.
근데 그렇게 되겠습니까?

그렇다면 다음 번 선거에서도 또 '분열하지마' 나와야죠. 그래서 다음 번 선거에서도 또 이기면? 그걸로 되나요?
선거 두 번 이긴 거 가지고는 안 된다는 걸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통해 보지 않았냐. 새누리당(혹은 그 후신들)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는 계속 이겨야 하니까 분열하지마가 되지 않을까요? 20년이 되든 30년이 되든?

게다가, 20년이 되었든 30년이 되었든 '계속 이길 수가 있으면' 뭐 한 번 해 볼 수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그 중간에 한 번이라도 새누리당이 이기면? 적어도 그 기간만큼은 또 지체가 될 테고, 그 다음엔 당연하게 '분열하지마'.

언제 끝날 수가 있겠습니까?

정치투쟁을 '대의제선거에서의 승리'로만 보면 님 말씀처럼 지루하게 반복되는 비지론이 되겠죠.
수구세력을 뿌리뽑는게 목표라면 전 이와는 좀 다른 수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님 말씀대로라면 선거에서는 늘 발생하는 문제이기때문에 '원칙을 잘 지키는 선거'풍토를 만들자는건데
문제는 뭐냐면 '원칙을 잘 지키는 선거'를 위해서라도 수구세력이 없어져야만 가능하게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거죠.

우리끼리만 잘 하면되잖아..라고 생각해서 해결될수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지금 '분열하지 마'란 이야기가 가장 많이 회자되는 맥락은 '선거에 이겨야 하니까' 아니겠습니까.
수구세력을 '뿌리뽑는' 가장 유력한 방식도 '선거'라는 거겠고.
그렇다면 '분열하지 마' 이야기를 하면서 '선거' 이야기를 중심에 두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나요.

'이와는 좀 다른 수단'이라... 어떤 수단을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정권을 교체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죠. 선거도 있겠고 혁명도 있겠고..

다시 말씀드리자면 "우리끼리만 원칙잘 지키면 다 잘될꺼야.."
라고 해서 해결될 문제면 진즉에 해결되었겠죠. 제 고민의 지점은 여기입니다. 자세한 답글은 나중에 드리겠습니다.

펑크락커님께서는 궁극적으로 인민의 직접정치를 목표로 하시니, 나꼼수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보다는 나꼼수 현상이 더욱 즐거우실 것 같습니다.

이견이 나오는 건 그런 폭력이 필요할 때도 있다는데 동의를 못해서가 아니라 지금이 그런 폭력이 필요한 상황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생각이 달라서이겠죠.

님말씀처럼 "지금 그런 폭력이 필요한가"라는 의문에 원칙론을 쓰신거겠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수구세력과 싸우는데 원칙론을 어디까지 지켜가면서 싸워야 하는가..여기에 일말의 딜레마는 혹시 존재하지 않는가 하는 의문인거죠.

요약한 것처럼 크게 두 부분입니다.
하나는 프레임이라는 얘기에 대해, 좀더 신중하게 여러 얘기들을 들어야 한다는 진부한 얘기로도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었고요.

뒷부분의 주 내용은 지적하신 게 맞습니다. (이 부분이 매끄럽게 해결되지 않아서 힘들었는데..)
다만, 첫째로 어떤 게 전투 상황인가 하는 점이 문제가 되겠죠. 제가 선거권을 가진 지 ...음.. 꽤 됐는데 ㅠㅠ
당면한 선거마다 정치 세력들은 사활을 걸었고 '이번만은 막아야'하거나 '이번만은 교두보를 건설'해야 하거나 그랬어요. 그리고 선거가 지나면 후유증에 시달리고 하면서 흐지부지 .. 과연 이런식의 '당면한 선거'가 전쟁이라는 비상 상황에 비교할 수 있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걸 20년 가까이 보고 있는데 진보/개혁/민주 세력의 명멸이 있었죠. 오류도 많고 실패도 많았고 가끔 성공도 했지만, 저는 지금의 상황을 초래한 가장 큰 원인이 '이번만은'이라면서 다른 세력을 입닫게 만드는 주장이었다고 봅니다.
그래도 한발 물러나서 '정치 세력'을 자처하는 세력끼리 이럴 수도 있지요. 본글에서 다른 가치로 대치될 수 있는 것으로 언급한 것이요. 민주화 세력과 복지주의 세력, 사민주의 세력은 서로를 암투에 가까운 수준으로 비판비난해서 다른 이를 몰아내고 자신을 그 자리에 세우려고 싸울 수도 있습니다. 이들의 이합집산?은 정치적 상황에 따라 어느 정도 가변적이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판적 지지론을 싫어하는데, 이건 제가 심정적으로 싫어서이기도 하지만, 말한 대로 그것이 몰락의 원인이라고 보기 때문에 싫어합니다.)

다음으로 여기에서 본격적으로 언급한 건 다른 층위의 대립입니다. '원래 달랐던 가치'쪽에서 제기하는 문제는, 특히 그게 수세적인 보장의 요구일 때는 어느 상황이거나 성의껏 고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면 그 점까지 아울러 설명하면 됩니다. 민주나 진보라는 것은 대체로 '다른 가치'들이 통합될 수 있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성장해 왔다고 생각하거든요.
예컨대 좀 극단적으로 이런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동성애자의 인권은 보장받아야 한다. 적어도 현재 벌어지는 심각한 차별은 시급히 해소되어야 한다. 하지만 전쟁 상황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동성애자랑 안친한 것 처럼 보여야 한다.' .. 공개적으로 천명해야 하나 해서는 안되나. .. 전쟁 승리를 위한 정치적 판단에 맡긴다고 하기에는 찜찜한 구석이 남죠. 전쟁을 선거로 바꿔보면 중압감이 조금 줄어듭니다. '이번 선거'에 이기기 위해 동성애자랑 안친한척 할까. ... 그래도 약간 부담되죠. 하지만 이게 첫 단추입니다. 이기고 나서 성적 소수자를 위한 정책을 추진할 때 공격 받겠죠. 그래서 시기를 잘 조율해서 성적 소수자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정치적으로 우위에 있을 땐 우위를 잃지 않기 위해, 비등비등할 땐 열세에 놓이지 않기 위해, 수세에 몰릴 땐 안그래도 수세인데, 발표하기가 쉽지 않죠. 그러다 보면 다시 선거가 오고 또 고민에 빠집니다. '이번 선거만'의 논리는 여기에서도 절대적으로 우군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을 방치함으로써 장기적인 몰락의 원인이 됩니다.
눈앞의 선거에 세밀하게 판단하고 대처해야 하겠지만, 고작 10년 20년의 역사만 생각하더라도 '이번 선거만은 전쟁처럼' 치르자는 것은 별로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이 댓글의 답변은 지금 시간이 없어서 나중에 달기로하죠.
여러가지 단상들이 복합적으로 튀어나오게 만드는 내용이군요.

이런 글이 필요한 상황이냐 아니냐가 본질 아닐까요?

코피 퐝이 거대 담론으로 비화되고 이렇게 소모적인 논쟁을 하고 있는 게 정상일까요?

그냥 제가 보기에 권력 싸움입니다. 큰 의미없는.

코피 사건 논란이 필요 이상으로 커진 것은 맞습니다. (관점에 따라 논란을 키운 주체가 정 반대가 되겠지만요.)
어떤 사건이 사회적 논란이 되면 그 배후의 담론을 차분히 살펴보는 것도 필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늦었지만 환영하고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