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반응 같네요.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작년의 거쉰도 처음엔 '이게 뭐임?' 하는 반응이 꽤 있었던 걸로 기억하니, 좀더 지켜보셔도 되겠습니다.

전 연아 정도 위치의 대가만이 이렇게 논란의 여지가 있는 작품으로 쭈욱 나가며 업계를 들었다놨다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좋네요. (그런 의미에서 내년엔 '엘렉트라' 안 되겠니, 연아냥~~)


것보다는 민정냥이 본선에 오르지 못한 게 아쉽네요ㅠㅠㅠ

이 프로그램에 대해 생소하거나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은 기존의 피겨 음악과 다르고 그에 따른 안무가 이뤄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걸 의식했기에 오피가드 코치도 이 프로그램이 세상을 놀라게 할 것이라고 말한 것 같습니다.

좋게 말하면 이건 파격이고 혁명입니다, 마치 예술에 비유한다면 새로운 사조가 등장하는 것과 같죠.
인상파나 입체파가 등장하는 것과 같은 느낌입니다.

나쁘게 말하면 이런 시도가 처음이라 대중성이 없다는 점입니다.

또 다른 면을 지적한다면 제목부터가 너무 내셔널리즘적이예요.
우리야 좋게 볼 수 있겠지만 외국 사람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지금 일본 지진 이후 분위기는 코스모폴리탄적인 분위기입니다.
일본은 그걸 이용해서 선수들이 검은 리본까지 달고 나온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번에 곡 선택이 피겨 스케이팅계에 획기적인 작품이 될 수는 있지만, 지금 당장 제대로 평가 받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작품 자체로 지나치게 파격적이고 작품 외적으로 일본 지진 이후의 분위기랑 안 맞을 수 있다는 거지요.

지진 때문에 지금 그런 분위기가 있는 건 맞는데 (모르긴 해도 섬나라가 그점을 이용하려는 정서도 있는 것 같고),
그거야 어차피 지진 이전에 프로그램을 결정한 거라서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하지만 최정상급의 선수가 있을 때 이런 식으로 대중적 레퍼토리로 우리 음악을 끼워넣으려고 노력하는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대중적이 아니라고 시도조차 못해보면 그런 기회는 영영 오지 않을 거라 생각하거든요.

전통음악, 민속음악을 피겨에 사용한 전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고 생각보다 꽤 많습니다. 한국 출신 스타가 없었으니 한국음악을 이용한건 당연히 이번이 처음이라 그점이 생경한 건 사실일 테고요.
아이스댄스 같은 경우 OD에서 대놓고 민속음악을 요구하기도 하니까 이런 일은 매우 흔하고요, 단식의 경우도 자신의 대부분 커리어를 자국풍의 음악으로 채워넣은 천루 같은 정상급 선수가 있었지요.

따라서 그 자체가 무슨 흠이 될 거라고 걱정까지는 안 하셔도 될 거라고 봅니다. 중요한 건 연아냥이 자신의 프로그램을 탈 없이 잘 보여주는 것. 이미 작년 거쉰의 스텝에서 보여준 상체의 움직임에서 우리의 춤사위 같은 유장한 동작을 보여준 일이 있었으니 무리 없이 잘 할 거라 믿습니다.

저 역시 최정상급의 선수가 파격적인 면을 보여주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제가 본문에서 우려하는 건 가뜩이나 피겨 정상 탈환을 노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일본이 본문에 제가 우려한 부분을 최대한 활용할 것 같아서 드리는 말입니다. 메달의 색깔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괜찮겠지만.. 저는 메달의 색깔을 신경 쓰는 속물이라 여전히 걱정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