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대란 어떻게 보세요?
- 작성일
- 11-01-09 23:57
일단 정부의 입장은 뚜렷한 전세 대책이라는 것도 없는 상황이고
현재의 전세 대란은 주택을 구입해야할 사람들이 주택 구입을 꺼리고 전세를 원하는 상황이라
전셋가가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주택 구입 수요로 옮겨가서 전세 대란은 해소될 것이라고 보는 것 같던데...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사실 전세 제도 자체가 비정상적인 제도잖아요.
이게 기본적으로는 집주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제도인데
비정상적인 집값 상승이 그러한 불리함을 상쇄하고도 큰 이익을 주었기때문에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이죠.
쉽게 이야기해서 전세금에다가 담보 대출끼고 한 채 더 구입하는 식으로 부동산 재테크가 가능했기때문이죠.
그런데 근래 들어 부동산이 다시 상승기조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부동산으로 시중금리 수익 이상을 얻기는 힘들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전세로 나왔던 매물들이 월세나 반전세로 나오는 것 같더군요.
집값 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면 집주인에서 일방적으로 불리한 전세를 유지하기보다는
월세로 전환해서 시중 금리 수준(혹은 그 이상)의 수익을 얻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겠죠.
결국 이번 전세 대란이 잠깐 스쳐지나갈 소란이 아니라...
부동산 시장이 질적으로 변화하는 신호탄이 아닌가 싶은 느낌이 자꾸 드네요.
일단 올해는 이런 저런 이유로 부동산 가격이 약간 상승할 것 같은데...
월세로 전환하는 식으로 집값이 충분하게 상승하지 못한데 따른 기회비용을 줄여나가다가
이것도 한계에 다다르면... 어느시점에서 부동산 대폭락이 일어날 수도... 있고...
아니면 외국처럼... 전세는 사라지고 월세로... 어느지점에서 균형을 이룰 수도 있고... 머 이런 저런 생각이 드네요.
사실 집없는 사람들에게는 전세만큼 좋은 제도도 없죠.
저렴한 비용에 주거지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전세를 유지하면서 자산을 모을 수 있는 시간을 버는 측면이 있는데
우리나라 주거 시장이 월세로 재편되면... 매달 지불되는 월세 비용에 따른 저소득층의 지출 구조 변화가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