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글] 유시민은 과연 성공한 정치인이 될 수 있을까요?
- 작성일
- 10-12-29 10:45
음.
가끔 게시판에 유시민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현하는 글을 볼때마다 느끼는 건데요.
유시민은 성공한 정치인이 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정치인이란 존재는 홀로 빛을 발하는 존재가 아니죠.
정치판에서 자신을 돋보이게 보여줄 수 있는 적절한 라이벌도 존재해야하고
적절한 기대치를 가진 동지같은 지지자들도 필요합니다.
적절한 라이벌이야 정치인 유시민이 본격 행보를 하면서 만들어가야할테고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건 넷상에 존재하는 유시민 지지자들인데요.
본격 정치 드라마 웨스트윙을 보면
대통령 제드 바틀렛이 재선을 위한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TV 토론회를 앞두고 참모진들이 이런 고민을 합니다.
ㅆㅂ 제드 바틀렛이 토론의 신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기대치가 너무 높넹.
이거 어지간히 토론회에서 이겨서는 도저히 유권자들의 기대치를 맞출 수가 없ㅋ엉ㅋ~
이거 토론회에서도 이겨도 좆망하게 생겼음. =ㅂ=;;;
걍 기자들한테 바틀렛이 토론회를 앞두고 조낸 떨고 있다고 흘려볼까?
사실 유권자들이 정치인에 대해서 가지는 적절한 기대치는 그 정치인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정치인에게 느끼는 호감은 내적으로 그 정치인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기대치가 충족되었는가에 따라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부시횽이나 우리 명박이횽이나 토론회에서 개삽질을 해도
기본적으로 이 사람들에게 가지는 기대치가 다르기때문에 지지율에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
앨 고어 같은 사람은 지나치게 똑똑하다는 이미지때문에 선거에서 손해를 많이 보았죠.
머 대통령이나 되는 사람을 뽑는데 지나치게 똑똑하다는 면이 어떻게 손해가 될 수 있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람의 심리를 생각해보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우리도 일상생활에서 유사한 실수를 저지르는 일이 많으니까혀.
다시 유시민으로 돌아와서.
유시민은 기본적으로 시장주의자죠.
경제적인 면에서는 왼쪽 깜박이 넣고 오른쪽으로 턴했다던 평가를 받는 노무현 전대통령에 비해서도 우편향되어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장관을 하면서도 진행했던 정책들의 전반적인 방향들을 봤을때도 그렇다고 할 수 있죠.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참과 거짓으로 구분할 수 없는 가치의 문제입니다.
저는 오히려 그의 그러한 냉철한 현실 인식을 일부분 긍정하고 좋아합니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저의 이야기이고
넷상에서 정치인 유시민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과연 유시민의 그러한 면을 받아들이고 기대치를 설정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질문을 던져보면 좀 회의적이네요.
노무현 정권이 무너졌던 것도
단순히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세력의 외부적 힘때문에 무너진 것이 아니라
지지세력들의 기대치를 적절하게 낮추기 위한 연착륙 과정을 거치지 못했던 탓이라는 생각을 하거든요.
물론 당장 유시민이 나는 이런 사람이야~ 알아서 기어~라고 자신의 정체를 폭로(?)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건 소녀시대가 TV 나와서 저희도 하루에 한 번씩은 꼭 쾌변합니다라고 발언하는 것과 다를바 없죠.
그런 건 경제용어로 치자면 그야말로 땅바닥에 꼴아박는 경착륙같은 거죠.
경기가 과열되었을때 적절히 연착륙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처럼
정치인 유시민도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과정이 반드시 필요해보입니다.
하지만 무엇이든지 키우려고만 하는 것이 정치인의 자연스런 속성인지라...
과연 그런 관성으로부터 얼마나 벗어날 수 있을지는... 개인적으로는 좀 회의적이긴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