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재정감축목표 달성 실패했지만...
- 작성일
- 11-10-04 18:16
우리나라 사람 중에 그리스한테 억하심정 가지신 분들이 많은지...
그리스가 재정감축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마자
그리스 디폴트나 났으면 좋겠다 라는 식의 의견을 보여주시는 분들도 계시는군요.
소위 그리스인들은 놀고 먹기 좋아하는 국민성을 가지고 있고 망하는 게 당연하다...식의 이상한 여론의 연장선인 것도 같은데...
아무튼 거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리스 뉴스 지겹다 빨리 디폴트나 났으면 좋겠다... 하시는 분들도 꽤 있네요...
그런데 그리스가 재정감축목표를 달성할 거라고 기대한 쪽은 아무도 없었거든요.
기본적으로 경제 침체에 접어들면서 GDP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 이 상황에서 목표치를 달성하라는 것은 어찌보면 좀 가혹합니다.
더군다나 그리스는 연금제도를 빼고는 사회적 안전망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나라이고
지도자들은 정치적 리더쉽을 상당부분 상실한 탓에 정치, 사회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리스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회생가능성이 있을지도 의문스러운 유럽연합의 제안을 수용하기보다는
디폴트 내고 유럽연합 탈퇴한 다음에 드라크마화로 돌아가서 자국의 통화가치를 급락시켜버리는 게 낫습니다.
실제로 닥터 둠 루비니 교수도 그리스에 대해서 이런 처방을 내놓고 있구요.
그런데 이렇게 못하는 건 솔직히 그리스 국민들 때문에 그런 게 아니죠.
일부에서는 일 안하고 놀고 먹기만 좋아하는 그리스인들을 디폴트로 한 방 먹여줘야한다는 식으로 여론을 이끌어가는데
이렇게 못하는 거 그들이 이야기하는 그런 이기적인 그리스인들 때문이 아니란 의미입니다.
독일 정치인들이 선거에서 잇달아 패배하고 지지율이 급락하는 꼬라지를 보면서도
그리스에 대한 지원책만은 굳건하다고 이야기 하는 거... 이게 뭘 의미하는 거 같습니까?
그리스는 언젠가 디폴트 납니다.
유로존을 탈퇴한다면 탈퇴하는 그 순간 디폴트가 날 것이고
유로존에 있다하더라도 극심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유로존이라는 이유로
환율효과도 보지 못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니
결국 디폴트를 내지 않고서는 절대 해결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이거 프랑스, 독일은 모를까요?
그리스는 언젠가 100% 디폴트 난다는 거 이 나라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들은 정말 헌신적으로 그리스 문제에 매달리고 있죠.
이건 그리스 문제가 정말 남의 일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그리스가 재정감축목표를 달성하고 달성못하고는 이미 이들의 관심사가 아닙니다.
이들의 관심사는 그리스 디폴트를 그리스 디폴트만으로 끝낼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겁니다.
머 오늘 그리스가 재정감축목표 달성에 실패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식이 급락하고
누군가는 당장이라도 그리스가 디폴트 날 것처럼 호들갑을 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리스 디폴트는 절대로 안 납니다.
프랑스도 독일도 그리스가 재정감축목표를 달성하고 못하고 따위는 신경도 안 쓰고 있거든요.
솔직한 그들의 심정은 어차피 디폴트가 날 나라 재정감축목표 달성 하든지 말든지 일 겁니다.
그리스의 운명따위는 그들의 관심사가 아니니까요.
그들의 그리스에 대한 솔직한 기대치는
당분간만 사고 치지 말고 이 상태로 유지만 해줘라 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