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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시간도 좀 있고해서 과거의 블로그 글을 읽어보고 있었는데...
결혼하기 전날 글이 있더군요.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효자라는 이유로 내가 전혀 원하지 않는 스타일의 결혼식을 하는 마음이 글에 절절하게 녹아 있더군요.
내가 원하는 식장도 아니고, 내가 원하는 장소도 아니고, 내가 원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내가 원하는 주례분도, 내가 결혼식에 와주었음하고 바라는 하객들도 아니었습니다.

물론 와이푸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결혼식은 부모님의 결혼식이었습니다.



평생에 한 번 있을 저에게는 가장 크고 행복한 행사인 결혼식이...
한국의 축의금 문화 때문에 부모님의 뜻대로 이루어졌죠.

저는 야외에서 재미있는 파티같은 분위기 속에서 축의금 없이 즐거운 결혼식을 하고 싶었습니다.




결혼식에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왔습니다.
90%는 부모님의 지인들이었습니다.

5시간 걸리는 지방까지 내려와 준 많은 친구들에게는 너무 고마웠지만...
제가 원하는 결혼식은 절대 아니었죠.
따분하고 지루하고 격식이 최우선인 그런 결혼식이었습니다.




지금도 후회합니다.
나에게 있어서 가장 큰 행사를 아무런 저항 없이 한국식 효자가 되겠다는 생각에 왜 그랬어야 했는지...
왜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는 그런 중고등학교의 학교 조례같은 결혼식을 했어야 하는지...

앞으로 결혼할 이들이라면 조금은 고집을 부리라고...
자신만의 결혼식을 만들어보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