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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춘동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북한의 연평도발에 대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담화에서 "이번 도발은 우리 영토를 직접 포격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르다"라고 규정하고, "앞으로 추가 도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5월24일 천안함 대국민 담화와 비교할 때 달리 특별히 새로운 대응방침이나 구체적인 제재조치는 내놓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추가적인 대응조치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천안함 담화 당시 해상교역로 차단과 남북간 교류중단 등의 대북제재 조치를 내놨었다. `적극적 억제원칙 견지`와 `영토를 무력침범할 경우 즉각적인 자위권 발동` 등의 구체적인 군사적 대응방침도 제시한 바 있다.

`더 이상은 참지 않겠다, 추가 도발이 있을 경우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다짐은 거의 유사했다.

이 대통령은 천안함 담화에선 "그 동안 우리는 북한의 만행에 대해 참고, 또 참아왔다. 오로지 한반도 평화를 향한 간절한 염원 때문이었다"며 "그러나 이제는 달라질 것이다. 북한은 자신의 행위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담화에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내를 거듭했던 것은 언젠가는 북한도 변할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 때문이었고, 한반도 평화를 향한 의지 때문이었다"며 "앞으로 북의 도발에는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화 담화의 "한반도 정세가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와 이번 담화의 "북한의 이번 무력도발은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르다"라는 대목도 톤이 비슷하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안보태세를 확고히 구축하겠다. 군의 기강을 재확립하고, 군 개혁에 속도를 내겠다. 군 전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라는 발언 역시 "군을 군대다운 군대로 만들겠다. 서해 5도는 어떠한 도발에도 철통같이 지킬 것이다. 국방개혁은 계획대로 더욱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라는 내용과 유사하다.

다만 천안함 사태 후 연이은 연평도발로 북한에 대한 비판의 강도는 더 세졌고, 향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여지도 언급하지 않았다. 인도적 지원을 비롯한 그 동안의 햇볕정책을 완전히 폐기하겠다는 방침도 시사했다.

천안함 담화의 경우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군사적 대결이 아니다.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라며 향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여지를 남겨뒀었다. 또 "북한 정권도 이제 변해야 한다"며 북한 정권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보다는 변화를 촉구하는 톤이 강했다.

하지만 이번엔 "협박에 못 이긴 `굴욕적 평화`는 결국 더 큰 화를 불러온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물러서지 않고 맞서는 용기만이 `진정한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강경대응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또 "어린 생명조차 안중에 없는 북한 정권의 잔혹함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북한 정권을 직접 겨냥해 강력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그 동안 북한 정권을 옹호해 온 사람들도 이제 북의 진면모를 깨닫게 되었을 것"이라며 천안함 사태가 북한의 소행임을 믿지 않고, 북한 정권을 감싸온 일부 세력들에 대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아울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연평도발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에 나선 점도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