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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가 공자 말 잘안들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철이 없고 스승을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게 아닙니다.

자신만의 뚜렷한 주관과 세계가 있었죠, 그것이 공자와 맞지 않았던 것이고,

그 주관과 세계가 아직 거칠고 조야했을지라도 후에 나중에 어떤 걸출한 사상가에 의해 체계화 되고 공자로 대표되는 유가에 도전하게 되는데 그건 좀 있다 이야기하고요.


공자도 자로를 많이 인정했습니다. 의리 있고 , 현실 정치에 탁월한 감각이 있고, 말 잘한다고 하고

상무적인 기상이 강해 일국의 장수로서 손색이 없을 거라고 인정하고

송사 관련해서 양측의 이야기를 듣고 한큐에 명확하게 판결 내릴 수 있는 인물이 바로 자로라고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자로를 추종하는 공자학단내의 제자들도 적지 않게 있었고요.


사마천의 사기인가요 공자세가에서

공자가 자로의 죽음을 슬퍼하면서 자로가 내 제자가 된 이후로는 날 욕하는 사람이 없어졌다고 그러죠. 사실 이런 공자의 말을 자로가 워낙에 힘이 세고 펀치가 강하니 공자 욕했다간 자로에게 맞아 죽을 거 같아 겁나서 공자 욕 못하게 되었다고들 알고 있는데

사실 자로 정도나 되는 훌륭한 인물이 공자를 스승으로 받든거 보면

그저 샌님 같고 책상물림 같아 보이는 공자란 사람이 보통은 아니구나하는 세간의 인식이 생긴게 아닌가 합니다, 송사를 듣고 한큐에 판단을 내릴만한 인물이 스승으로 받들고 일국의 장수가 될만한 사람이 스승으로 모시는데 공자가 호구내지 핫바리는 아니구나 싶었던거죠.



공자는 자로를 단적으로 兼人이라고 했습니다, 뭐든 같이 나누는 사람이죠, 특히 친구들과

겸하면 누가 떠오르나요? 바로 겸애를 말한 묵자입니다.

자로의 출신은 한미했습니다, 그리고 제자백가 사상가중에 가장 출신이 천한 사상가, 그리고 천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한 사상이 바로 묵자와 묵가사상이었죠.


자로하면 굉장히 상무적인 기풍이 강해보입니다, 그런데 묵자는 바로 준군사집단이었죠, 아이러니하게도 반전을 외치는 폭력 반대주의자였지만 약소국에서 가서 강대국의 전쟁과 공격을 막아내기도 하는등 성을 쌓고 무기를 만들고 하는데 있어서 탁월한 능력을 가지기도 하는 무사로서 강한 기질은 보였던 집단이 바로 묵자인데 어쩜 그리고 자로와 비슷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법.

송사를 듣고 한큐에 명확히 판정을 내릴 수 있는 인물이 자로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자는 나 같으면 송사가 애초에 일어나지 않게 세상을 다스릴것이다라고 했는데 말그대로 도덕의 정치로 법없이도 살만한 사람들로 세상을 채우겠다는거죠, 하지만 분쟁이 일어나지 않고 법을 둘러싼 시비와 없는 세상은 여지껏 없었고 분쟁을 명확히 해결하고 그 시비를 가릴 기준을 만들어내는 일은 항상 중요합니다, 그것에 자로가 탁월했다는 것인데

후에 묵자집단이 법을 만들어냈습니다 아주 많이요.

법하면 그저 법가인 상앙과 한비자를 먼저 떠올리시겠고 진나라를 먼저 떠올리실텐데

실제 진나라에 투신해서 많은 세부법들과 행정법, 정부조직법과 관료성적평가기준등을 만들어낸 집단이 바로 묵자집단입니다.

상앙이 개죽음 당했지만 진이 계속 법을 중심으로 나라를 선진화 시켰던것은 바로 진묵, 진에 투신한 묵자집단의 힘이었죠.(애초에 인물 한사람으로 인해 나라 전체가 체계적으로 선진화 되기는 힘들죠. 그것을 뒷받침할만한 지식인집단이 있지 않고서야, 초나라같은 경우는 오기가 죽고 나고 모든 개혁이 물거품 되는데 단순히 오기 하나가 죽어서 그런게 아니고 일군의 집단이 없었기 때문인거 같습니다)


전쟁을 제일선에서 가장 심하게 반대했던 묵가 집단.....(유덕화 안성기 주연의 묵공이란 영화에서도 잘 보이죠)

어떻게해야 전쟁이 없어질까요? 단순하게 생각해서 통일되면 전쟁이 없어지죠, 그래서 그들은 진나라에 배팅을 합니다.

그리고 진나라에는 하층민집단의 자의식을 가진 묵가집단을 견제할 귀족과 유가들도 없었다는 점도 있고

그 진나라에 가서 여러가지 세부적이고 치밀한 법들을 만들어내고 공격과 수비 무기와 군사 조직편제를 업그레이드하고 전반적으로 사회 전체를 선진화 시킵니다, 진의 천하통일 뒤에는 이 묵가라는 집단이 있죠.


자로를 보고 말잘한다고 하고 송사에 능하다고 했는데

묵가 집단 자체가 법과 친하고 상과 벌을 핵심으로 하고 있고요,

법이란게 그리고 상벌이란게 뚜렷한 시비와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다보니 논리학도 발달하고 명확한 개념정의에도 신경을 써야하고 그러다보니 말잘할 수밖에 없죠. 묵자 텍스트는 그래서 상당히 논리적이고 동양철학 전통에서 거의 유일하게 서구텍스트처럼 논증하고 본질과 명확한 개념규정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그러다보니 공손룡과 혜시라는 名家 철학자가 묵가에서 파생되어 나가죠.



자로라는 인물 너무 사실 오해 되어 왔습니다.

그저 성격이 거칠고 모나고 흥분잘하는 의리의 돌쇠 정도가 아니라

뚜렷한 자기 이상세계와 특정 신분의 사람들을 대변하는 자의식이 있었던 사람인데

다만 그 때엔 뚜렷하게 이론화되고 가다듬어 지지 않았을 뿐이죠.

자로는 분명히 스승을 존중하고 공경했습니다. 하지만 말도 안들었습니다.

애증이라고 해야할까 거부와 이끌림 이 안에서 계속 왔다 갔다 했는데

끝내는 그런 말을 합니다, 스승의 도가 행해지지 않을것을 잘안다고.

스승의 사상이 좋은 말이고 좋은 사상이지만 그걸로는 구세를 하긴 어렵다고.

그렇다면 스승의 도를 좀 바꿔야지요. 실제 묵자라는 사상가는 훌륭하게 바꿔냈습니다.


묵자와 묵가 사상가가 공자와 유가를 무지하게 욕하고 깐거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밑바탕에는 구세의식이 진하게 깔려 있고 민의 생활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스승 공자에게 거부와 이끌림을 모순된 모습을 보이던 그들 사상의 비조 자로처럼

묵자도 분가해서 나갔고 유가와 차별화를 위해 심하게 그들을 공격했지만 그래도 비슷한 점은 꽤 남아 있었죠. 그렇기에 순자라는 탁월한 이론가에 이해 부분적으로 편입이 되었던거 같기도 하고.

팬이 안티로 변하면 더 무섭고 가까운 사이끼리 경쟁관계로 변하면 더 심하게 싸운다고나 해야할까 그래서 묵자와 묵가가 유가를 공격했던거 같은데 사실 스승 공자를 존경했던 자로처럼 묵자와 묵가사상도 그 저변에 깔린 사상의 핵심은 비슷해 보이는데 다만 방법이 좀 달랐다는거, 수단이 달랐다는거. 백성을 위한 좋은 세상 만들어야하고 그 중심에 지식인이 있어야 한다는 강한 구세의식은 같은데 그 방법이 좀 달랐습니다.


묵자가 배팅한 진의 천하통일 단순히 선진화되고 나라꼴이 체계화된 진의 군사력이 강했기 때문에 가능했던건 아닐겁니다. 이제 여러나라 백성들이 전쟁에 시달릴만큼 시달려서 전쟁자체가 신물이 난것도 있고 뭔가 진의 백성이 되면 지금보다는 살기 좋아지겠지 하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 밑바탕에의 진묵이라고 진나라를 만든 묵자의 제자들이 있는 것이고요.



도가 사람을 넓히는게 아니라 사람이 도를 넓힌다고 공자는 말하면서 자신이 제자를 가르치지만 혼자의 힘으로 주체적으로 탐구하고 사고하기를 바랬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공자 제자들의 모습에, 아니 논어에 이미 다양한 사상의 흥기 조짐이 강하게 보입니다,

안연 같은 경우는 사실 장자의 모습이 진하게 보이고 또다른 애제자 자공같은 경우 종횡가, 재아같은 경우 법가나 순자의 모습이.

묵자 comming soon

장자 comming soon

한비자 comming soon

이렇게 제자들의 다양한 색과 그들의 정치적인 견해와 노선 거기에서 보이는 다양한 사상의 일어남의 조짐등.

논어를 보는데 있어서 이것은 정말 놓치지 말아야할 것이고 불경, 성경과 어떤 다른 종교 경전에서도 보기 힘든 모습들이죠.



무식하고 거칠기만 한 자로?? 절대 아닙니다.

자로라는 인물이 너무 지하에서 억울해해왔을거 같은데 이렇게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도 있을테니 너무 섭섭해하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