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 좋아합니다만...
- 작성일
- 11-08-31 21:58
이번화는 많이 위험했다고 봅니다.
유시민 라디오를 먼저 듣고 나꼼수를 들었습니다.
유시민 라디오를 하면서 김어준이 자기 말을 하다가 스스로 흥분하는 게 보이더군요.
결국 그렇게 뭔가에 꽂히더니 바로 나꼼수 녹음.
곽노현에 노무현, 한명숙까지 끌어들이던데...
솔직히 이 부분은 큰 실수 했다고 봅니다.
김어준 본인이 뭔가 착각한 거 같은데요.
곽노현에 대한 여론이 급속하게 나빠진 건 검찰의 발표가 나온 시점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 시점에서는 검찰의 의도를 의심하는 여론이 다수였죠.
그러다가 곽노현이 2억을 준 건 사실이라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여론이 급속도로 나빠졌습니다.
일단 여기까지만으로도 노무현, 한명숙과는 상황이 다릅니다.
물론 일치하는 점도 있습니다.
검찰이 피의사실을 공표하지 못하게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에 흘리고 언론은 그대로 받아쓰는 행태...
이건 노무현 전대통령을 사지로 몰아놓고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여기에 정치적인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번 곽노현 사건과 일치하는 건 거기까지죠.
나꼼수 내내 곽노현이 어떤 사람인지 설명해주느라 노력하던데...
그런 식이면 가족을 사랑하는 독재자는 사랑이 넘치는 사람입니까?
선의로 2억을 주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과연 단일화를 안했어도 박명기에게 2억을 주었을까요?
곽노현 주변에 사채 끌어쓰고 어렵게 사는 사람이 박명기 한 사람 이었을까요?
곽노현 주변인들 다 행복하게 잘 사는데 박명기만 그렇게 어렵고 그래서 박명기만 2억을 선의로 준 겁니까?
정말 자신의 재산 2억을 아무렇지도 않게 선의로 갖다줄 정도의 사람이라면
오히려 이 사람은 교육감이 아니라 공부도 재산도 다 버리고 사회봉사를 하고 있어야 맞는 거 아닙니까?
심지어는 그런 의도가 아니라서 계좌로 이체했다하던데...
앞으로 대가성 있는 돈은 그냥 어수룩하게 계좌로 이체하고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하면 되는겁니까?
이건 수법에 있어서 어수룩했다라는 사실을 전달할뿐 그럴 의도가 없었다는 근거가 되진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김어준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보수가 한 편이고
진보가 한 편인데
보수는 보수끼리 좀 봐주는데 진보도 진보끼리 봐주자.
전 이 논리가 싫습니다.
저는 투표를 우리편이라고 생각해서 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냥 유권자로서 무엇이 나와 사회를 위해서 최선인지 고민하고 투표하고 의견을 말할 뿐입니다.
내가 진보니까라는 이런 생각 버린 적도 오래전이고
내가 주어진 상황에서 나름대로 최선이라 생각하는 걸 택할뿐이고
그걸 뒤에 굳이 나누어봤을때 진보 혹은 보수가 될 수도 있겠다... 그것뿐입니다.
왜 이걸 김어준 자신의 진영 논리로 곽노현 까는 의리없는 사람을 만드는건가요?
이번 나꼼수는 일종의 음주방송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유시민 라디오 하다가 뭔가에 꽂혀서 일정을 당겨서 나꼼수 녹음한 거고
방송하는 내내 검찰의 피의사실 유포와 정치적인 의도가 있었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나
내용적으로는 다른 사건을 무리하게 동일시하는 우를 범했습니다.
이렇게 뭔가에 꽂혀서 흥분한 김어준을 우리는 이미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김어준이 뭐라고 했는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제대로된 사과 한 번 한적이 없다는 걸 생각해보면
김어준의 한계가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