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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 투표소 변경이라는 게, 투표 몇 번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동네마다 단골 투표소가 있어요. 

어느 초등학교, 어느 주민회관, 어느 무슨 센터 거의 두어개 정도가 정해져 있고, 해당 시설의 상황에 따라 돌아가면서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선거 기간 동안 한두번은 보았을 안내문을 보고 '이번엔 어디군' 이라고 확인하는 정도입니다.

이번의 변경도 마찬가지였고, 대부분의 주민들은 투표 당일 이전에 이미 확인이 되었을 겁니다.

2. 투표 당일 아침, 투표소 검색을 못하게 합니다.

무슨 수단을 써서든 홈페이지를 차단합니다. 

투표 당일 아침 집을 나선 시점에서 투표장을 확인하지 않고 있었지만, 투표할 의사가 있고, 저녁에는 시간이 없는 유권자들이 투표를 못하게 될 겁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제가 음모의 기획자, 검은 배후라고 칩시다.

이번 선거에 박원순 시장이 215만표, 나경원이 186만표를 받았습니다. 표차가 30만표가 조금 못되는데, 이정도면 어느 정도는 예측 가능합니다.

최소한 15만표 이상은 차이가 날 거라고 예측할 수 있을 겁니다. 

즉, 음모의 목표는 박원순의 표를 15만표 이상 줄이거나, 나경원의 표를 15만표 이상 늘리는 겁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중앙 선관위 전체를 조종할 수 있고, 각지역 선거 관련 여야 협의회마다 조직원을 심어두고 있습니다.

경찰도 장악하고 검찰도 장악하고 있어요.

최소 15만표, 안정적으로 하려면 20만표를 얻어와야 하는데 뭘 하면 좋을까요?

회사원 중 전날까지 투표소 확인을 못했고, 지각은 절대 하면 안되며, 저녁에도 절대 시간을 낼 수 없는 사람들 만을 대상으로 (그 중에는 나경원 지지자도 최소 30%는 있을 건데) 투표를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는 성공하기 힘들어보입니다. 외벌이면 또 집에 전화를 해볼 수 도 있고... 114 거쳐서 동사무소나 선관위에 문의하는 수단도 있을 겁니다. 

문제는 위험 부담에 비해 실익이 너무 적습니다. 기껏해야 2-3만표 안팎으로 밖에 예상되지 않을 것 같아요. 

그에 비해 각 지역 300명의 조직원과 중앙선관위 십여명의 직원들 입단속은 너무 위험합니다. 누구 하나라도 양심선언 하는 날에는 국가 전복까지 갈 수 있는 일이거든요. (다행히 아직까지 아무도 양심선언을 안했네요.)

결국 이 음모는 성공해봐야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없고, 발각이라도 되는 날에는 인생 종치는 계획이라는 겁니다. 

감방 구경을 하고 싶거나 자살할 목적이 아니고서야 이런 기획을 내놓을 리도, 결재해줄 리도 없는 거죠.

내가 만약 중앙과 지방 선관위, 검경을 모두 장악하고 음모를 지휘한다면 투표함 바꿔치기 같은 것을 시도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