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실제입니까?
- 작성일
- 11-01-09 21:45
이 그림을 보면 그림 뒤에 무엇인가가 밀고 있는 듯 합니다.
하지만 이건 프로젝터로 캔버스에 쏜 영상에 불과합니다.
이창훈 ‘Stone'
이건 평범한 돌 같습니다.
그런데 아닙니다. 종이로 만든 돌 모형입니다.
김기훈 'sunev'
이 작품의 기둥 사이를 보세요. 보통 두 개의 기둥을 먼저 보기 마련이지만 이 작품은 그 두 기둥 사이를 봐야 합니다.
금혜원 -floating islands
금혜원 작가는 재개발 현장을 찍어 놓고, 플로팅 아일랜드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천막, 좀 친근한 용어로 레자라고 하지요. ^^
이 파란 레자 위에 떠 있는 듯 한 아파트를 떠있는 섬이라 표현한 겁니다.
그럴 듯 하지요?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오세훈이 만든 플로팅 아일랜드와 뉴타운의 처지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거품이 가득하게 껴 불안정한 집값을 생각해 보면 더 그렇습니다.
이 작품들은 서울 시립미술관 ‘SeMA 2010 이미지의 틈’ 展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오늘 샤갈 전에 가려다 사람이 많아서 바로 옆에서 하던 전시회에 갔는데 정말 대박! 이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보는 것이 '실제'라 생각합니다.
또 우리가 믿는 것이 '실제'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눈 혹은 뇌는 실제와 이미지를 정확히 구분해 내지 못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지를 실제라 믿고 행동을 하죠.
넘쳐나는 환상과 이미지 속에서 바로 앞에 있는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 인간의 지각입니다.
높은 담으로 둘러쌓여 문도 없고, 창도 없는 집을 설치한 나현의 '아무것도 아닐거야...'는 이 전시의 의미를 알려줍니다.
작품 설명에 따르면
"작가는 용참참사를 미디어를 통해 접하고, 그것이 끊임없이 복제되고 재생산되는 메커니즘에 주목한다. 미디어를 접한 사람들은 사건에 대한 진실을 아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상 미디어가 생산한 이미지와 사건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존재할 뿐이다. 이처럼 이미지를 보면 볼수록, 들어다보면 볼수록 실체와는 점점 멀어져가는 우리의 문화적 환경을 개념적인 설치작업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고 합니다.
그래서.... 무엇이 실제입니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