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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이런 기회를 만들어준 인사로 현 청와대 비서관 ㅇ씨를 지목한다. 이 전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무역진흥회의 당시) 내가 (회의석상의) 제일 끝에 있었는데 ㅇ 비서관이 나를 알아보더니 가장 앞으로 배치해 줘 제일 먼저 이 대통령과 악수했다”고 말했다. ㅇ 비서관은 서울시장 시절부터 7년간 이 대통령을 보좌해 ‘그림자 측근’으로 꼽힌다.

정치권에는 이 회장이 신재민 전 문화부 차관 건을 쥐고 흔들어서 ‘더 센 실세’에게 경고음을 보내는 것이라는 얘기가 퍼져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은 현 정부 핵심 실세의 측근이 워크아웃 상태인 회사를 되살려주겠다면서 자신으로부터 50억원을 뜯어갔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회장은 신재민 전 차관 건을 터뜨려 그보다 더 힘센 이 정권 실세에게 경고를 보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회장이 자신의 회사를 되찾기 위해 로비를 벌인 ‘진짜 실세’ 쪽을 향해 “내 회사를 돌려내든지, 가져간 돈을 토해내라”고 압박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이 회장은 회사가 넘어간 상태에서도 집안의 패물까지 긁어모아 정권 실세 쪽에 건넸다는 게 이 회장 주변의 얘기다.　이 회장이 주장하는 내용은 몇 주 전 경찰청 정보국을 거쳐 청와대 민정수석실에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수석실은 이 회장이 언론에 폭로하기 전에 신 전 차관 등에 대해 먼저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이 회장 주장의 신빙성을 의심하는 얘기도 나온다. 한나라당 한 의원은 “이 회장은 로비로 사업을 하는 사람이며, 상대방이 돈을 요구하기 전에 먼저 건네는 스타일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다른 의원은 “이 회장 주장이 맞다 해도 ‘배달사고’가 났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측근비리를 조사할 ‘이명박 정부 권력형비리 진상조사 특별위원회(위원장 박주선 최고위원)’를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