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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환, 최진실, 박용하 등 유명인의 자살 때마다 자살 관련 보도의 선정주의와 속보 경쟁의 폐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송 아나운서의 자살 보도를 하며 언론은 과거의 구태에서 한 치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일간스포츠는 송 아나운서의 자살 직후 아버지를 인터뷰해 '단독'이란 타이틀로 내보냈고, 스포츠조선은 '송지선-임태훈 사이 제 3의 여인은?'이란 등의 선정적 제목 장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스포츠서울 역시 자살 현장의 사진을 전하며 사건의 스펙터클을 선정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04년 보건복지부, 한국기자협회, 한국자살예방협회는 언론의 신중한 자살보도를 위해 ‘자살보도 권고 기준’을 마련한 바 있다. 이 기준은 △자살자의 이름·사진, 자살 장소 및 자살 방법, 자살 경위를 자세히 묘사하지 않을 것(인물이 공공의 관심 대상이 될 수 있는 경우에는 사건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경우만 보도) △충분하지 않은 정보로 자살동기를 판단하는 보도를 하거나, 자살 동기를 단정적으로 보도하지 말 것 △흥미유발이나 속보 및 특종 경쟁의 수단으로 다루지 말 것 등을 내용으로 한다.

흔한 말로 언론을 '사회의 공기'라고 한다. 언론이 송 아나운서의 자살보도와 관련해 스스로 확립한 원칙과 약속조차 지키지 못한 채 선정적은 접근과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확대해석하는 오류를 범한다면, 이는 사회의 공기가 한 여성의 인격을 짓밟았다는 원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