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 제가 생각하는 서태지의 아이러니..
- 작성일
- 12-01-13 01:50
이거 옆동네 썼다가 묻혀서 지웠던건데 다시 수정해서 올려봅니다 ㅎㅎ
개인적으로 서태지를 둘러싼 논쟁중에 가장 흥미로운게
난 알아요를 제외하면 표절이라 확신할 만한 곡은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하여가 기타솔로도 포함할 수 있겠죠)
이후의 음악들이 조금만 비슷하면 표절로 의심받는거라고 보네요.
솔로시절의 음악도 그렇고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도 그렇고
음악적인 영향과 아이디어를 받아서 상당부분 완성도 있는 음악을 했지만
대중가요에 엄청난 충격과 영향을 끼치며 지금의 서태지가 있게 한 데뷔곡이 표절곡이라는게
알려지니 정작 이후의 음악들까지 전부 의심받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거죠.
서태지 음악이 표절 의혹을 받을때마다 흔히 하는 반박이 그건 장르적 특성이다 라는 주장인데
전 이 설명이 비교적 정확하다고 봅니다.
하위장르로 세분화하다보면 특정 악기의 음색이나 주법 등등 흔히 쓰는 패턴이 분명 있죠.
그런데 한가지 마음에 안드는건 난알아요를 쉴드칠때도 장르적 특성을 운운하니 발끈하게 된다는게..; (한마디로 이중잣대라는)
이 외에도 서태지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
한쪽은 독창적이지 않다고 까고 한쪽은 문화적 충격을 거론하는건데 전 양쪽 다 핀트가 빗나갔다고 보네요.
논쟁 주제가 이것만 있는게 아니겠지만 다른건 잘 기억이 안나서 그냥 이것만 말해보자면..
독창적이지 않다고 까는쪽의 설득력이 약한게
음악에서 무언가 획기적이고 신기원을 이룩한 작품을 창작하기는 굉장히 힘들죠. 모든 예술이 비슷하겠습니다만..
전 이 단계를 대충 3가지로 나눠서 평가합니다.
가장 어려운게 독창적인 것. 그 다음이 독특한 것. 그 다음으로 개성있는 것.
서태지는 전체적인 음악 커리어를 봐서 이 중에 세번째에 껴줄만 하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특정 시기의 음악은 대놓고 Rip Off스러운 음악들이 있었죠.
(제가 아는 Rip Off의 뜻은 영향을 너무 많이 받은 나머지 대놓고 따라한 음악, 근데 표절은 아님. 요정도로 아네요)
문제는 세상에 개성없는 음악이 널리고 널렸으며 자기 색깔 뚜렷한 음악 하기도 힘들다는 거죠.
그렇다고 서태지가 자기 색깔 뚜렷한 음악을 했는가? 확실히 그렇다고 하기도 힘드네요. (뭥미;)
특정시기엔 그럴때도 있었고 아닐때도 있었다 정도로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장르 수입상이라는 표현은 또 비하가 지나치고 말이죠;
확실한 건 서태지 정도면 음악 잘하고 실력있는 뮤지션이라는 겁니다.
옹호편에서 문화적 임팩트를 주장하는 쪽도 모순이 있다고 보는게..
획기적이고 충격적이었던 데뷔곡이 표절이라는 거죠.
근데 이건 더 이상 쓸 말이 없네요; (근거가 좀 약함-_ㅜ)
이걸 인정 안하면 대화가 진행이 안되고 인정하자니 그동안의 명성이 무너지는 것 같고;
그리고 쓰다보니 문화충격 부분은 당시 가요계 흐름과 서태지 음악의 독창성을 따지는 부분에서
겹치는 부분이 있는것 같아서 저도 잘 모르겠네요.
서태지에 대한 결론을 어떻게 내릴 것인가는 어려운듯;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서태지의 음악을 평가할 때 한쪽은 과소평가하고 한쪽은 과대평가 하는데
양쪽 모두 다 설명이 좀 부족하다 이겁니다. 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