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 그냥 어렸을 적 얘기..
- 작성일
- 11-04-13 18:28
더치페이와는 별 상관이 없고 그냥 사준다는 얘기가 나오니 생각나네요.
그냥 일종의 자랑글(?)입니다 ㅎㅎ
얼마전에 어머니와 전화통화를 하다가 무슨 얘기가 나와서 말씀하시길..
제가 어렸을 때부터 뭐 사달라고 조르는 일이 없었다고 하시더군요.
보통 애들은 뭐 사달라고 조르다가 안사주면 떼쓰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그러는데
전 심지어 아기때도 별로 안울고 떼도 안써서 키우기 정말 편했다고-0-;
어디가도 얌전하고 말 잘들어서 그건 좀 짱이었다고 하시더군요 ㅎㅎ
그러고보니 저 어렸을 적을 생각해보면 뭐 사달라고 그렇게 졸라본 기억이 없습니다.
어짜피 꼭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은 사달라고 해도 안사주시니 그랬던거 같기도 하네요.
대충 6,7살 시절부터는 레고에 환장했었는데, 그리 넉넉치 않은 형편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몇개 사주셔서 잘 갖고 놀았고
갖고 싶었던 레고가 얼마나 많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름 만족했던걸로 기억합니다;
하나 끈덕지게 졸랐던건 오락기였죠.
동네 친구가 패미컴을 갖고 있어서 그런걸 원했는데 슈퍼패미컴을 사오셔서 그땐 신형 게임기인줄도 모르고 당황했었고
정작 게임팩이 슈퍼마리오월드 하나밖에 없었는데 또 스스로 클리어할 엄두가 안나서
동네 친구들 불러다놓고 전 옆에서 구경만 하기도 했고; 제가 하는것보다 구경하는게 더 재밌었네요-_-
그러다가 나중에는 플레이스테이션의 3D효과를 보고 충격먹어서 사달라고 졸랐죠.
이때는 가정 형편이 뭔가 더 안좋은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조르면서도 좀 찔리더군요.
결국 1년 뒤에 사주시겠다고 하시고 나중에 아버지께서 용산에서 중고로 사다주셨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바가지 당했음;)
근데 웃긴건 얼마나 마음이 여렸는지 정작 원하던걸 얻었는데도 기분이 좋기는 커녕
넉넉치 않은 형편에 비싼돈 주고 사왔을 아버지 생각에 마음이 너무 아프더군요; 항상 미안한 마음이 들었음;
결국 갖고 싶은데 못가져서 아쉬웠던 기억은 워크맨 하나네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니 주변 녀석들은 죄다 슬림형 워크맨에 액정 리모콘이 있는 워크맨이었는데
제건 그냥 집에 있던 약간 두툼한 구형에다가 그냥 버튼만 있는 리모콘이라 신형 쓰는 애들이 꽤나 부러웠죠.
사달라고 해도 쓰고 있는게 멀쩡하니 안된다고 하셔서 이게 기억에 남네요;
결론은 저 착한 아이였습니다..
근데 지금은 불효자네요.....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