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동네산에 오르다보면...
- 작성일
- 11-04-19 00:35
겨울에는 정말 컴컴한 어둠 속이라... 사람들을 만나도 한 두 명 이랬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해 뜨는 시간이 빨라지다보니깐... 새벽에도 산에 오르는 분들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제가 낮에 산에 오를때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이어폰을 양쪽 귀에 꽂고 모자 눌러쓰고 오르지만...
새벽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고 겨울에는 컴컴하다보니 가끔 무섭기도 하고 그래서 사람 만나면 반가운 마음에
먼저 "안녕하세요~" 인사하던 게 습관이 되서... 항상 하게 되더라구요.
다들 인사를 잘 받아주시지만... 가끔 인사 따윈 상콤하게 무시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흙.
경험상 가장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시는 분들이 할머니들이더군요.
먼저 인사드리면 거의 100% 같이 인사해주시더라구요.
살짝 웃어도 주심요. 전체적으로 리액션이 가장 풍부한 계층이에요. 고마우신 분들이죠. 흙.
새벽에 산에 오르시는 아저씨나 할아버지들도 대개 인사 잘 받아주시지만...
은근히 무뚝뚝하신 분들도 계세요.
아저씨, 할아버지들은 편차가 좀 있는 편.
새벽에 동네산에 오르면 20대에서 30대 초반은 거의 못 보는 편이죠.
정말 아주 가끔 보는데...
솔직히 새벽에 산에서 인사할때 가장 불편한 계층이 이 계층입니다.
이 세대의 남자들의 경우에는 인사하면...
이상한 눈으로 한 번 스윽 쳐다보고는 걍 지나치거나 아니면 좀 당황하더군요.
답인사 해주는 경우 거의 없음. 그래도 가끔 얼떨결에 답인사 해주는 분들도 있긴 있더라구요.
그래도 최소한 이 사람들은 내가 한 인사에 대한 반응이 있기라도 하죠.
이 세대의 여자사람님들의 경우에는 인사하면...
정말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ㅂ=;;; 정말 이 세대의 여자사람님들은 보기도 힘들지만 먼저 인사하고 답인사를 받아본적이 없습니다.
아예 힐끔 눈으로 쳐다보는 것도 없음요. =ㅂ=;;;
사실 새벽에 산에 아주 가끔씩 오르는 할머니, 할아버지, 아저씨들 같은 경우에는...
(아줌머니들은 새벽에 아무래도 아침 준비하시느라 없는 거 같더라구요.)
20대 30대초반의 남자들처럼 인사하면 당황하고 그러거든요.
인사한지도 오래되고 그래서 그런 반응들 이제는 익숙해서 괜찮아요.
그러니까 이제는 당황하고 그러면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가보다... 하지만...
20대 30대 초반의 젊은 여자사람님들처럼
정말 나란 존재는 처음부터 이 세상에 없었던 것처럼 아예 아무런 반응이 없이 무시당하면...
무슨 반응을 바라고 인사를 한 건 아니지만 좀 기분이 그렇더라구요.
그냥 새벽에 어두컴컴한 산 속에서 가끔은 겁이나고 그러다가 만나는 사람들 반가워서 시작한 인사이고...
대개는 인사 잘 받아주시고 그래서 산에 오르면서 즐겁고 그랬는데...
한 두 번 무시당하는 것도 아니고 20, 30대 젊은 여자사람님들에게는 전부 다 무시당하고 아예 없는 사람 취급받고 그러니까
이제는 저쪽에서 올라는게 보이면 인사를 해야하나 말아야하나를 고민하는 단계가 되더군요.
괜히 제가 이상한 사람인가 싶기도 하구요. =ㅂ=;;;
제가 여자사람님들의 심리에 대해서 잘 몰라서 그러는데요...
담부터는 걍 생까는 게 저한테도 그 분들에게도 좋은 걸까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