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1. 
<다크 나이트>가 논리를 벗어난 카오스의 영화라면 <인셉션>은 논리로 지나치게 끼어 맞췄다는 점에서 로고스의 영화라는 느낌이 든다. 나는 앞의 영화가 압도적으로 좋다.


2.
 
올해 본 두편의 블록 버스터. <아바타>와 <인셉션>. <아바타>는 판도라 행성 안으로, 안으로 자꾸만 들어가는 영화였다면, <인셉션>은 꿈에서 밖으로 밖으로 벗어나려면 영화가 아닌가?

희한한 건 <아바타>가 안으로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튀어나오는 입체 영상을 보여준다면, <인셉션>은 밖으로 밖으로 벗어나기 위해 무의식의 바닥인 림보까지 들어간다는 점.

헐리우드가 이런 (내러티브적) 원근법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이유는 뭘까? 어쩌면 헐리우드는 원근법 외에 더 이상 보여줄게 없다는게 아닐까?


3.

왜 서양에서 영화가 처음으로 발명되었을까?

이 질문에 대답하려면  왜 서양에서 사진이 처음 발명되었을까라는 답변이 전제되어야 한다.

다시 이 질문에 대답하려면 왜 서양에서 카메라 옵스큐라가 처음 발명되었을까라는 답변을 해야하고,

그 질문은 다시 왜 서양에서 원근법이 나왔을까하는 질문과 연결된다.

결국 질문은 르네상스 시기에 왜 원근법이 발명되었을까?라는 의문과 연결된다.


그것은 중세의 신의 위치를 르네상스 시기에 인간이 대신하면서 신과 같은 위치에 인간(= 화가)가 놓여졌기 때문이다.

신의 위치에 놓인 화가의 시선, 관람자에게 강요하는 화가의 시선, 그것이 원근법을 가능하게 한 것이 아닐까?

2차원 평면에 3차원적 공간을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실재감 넘치게 묘사하려는 화가의 욕구는 카메라 옵스큐라를 가능하게 한 것이고,

어둠 상자 벽면에 역상으로 맺히는 이미지를 보존하려는 욕구가 사진의 발명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정지된 이미지를 움직이려는 욕구가 영화의 탄생을 가능하게 한 것이 아닌가?


신의 부재가 영화와 가느다랗게나마 연결되어 있다면, 특정 배우나 감독을 숭배하는 것은 어느 정도 수긍할만한 것이 아닐까?




...... 그냥 넋두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