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나는 가수다를 안좋게 봤던게..
- 작성일
- 11-03-07 19:57
예전에 이 프로가 제작될거라는 소식을 듣고 흥분해서 옆동네에 조낸 까는 글을 썼었죠;
일밤을 살린답시고 최후의 소재를 이용해서 갈때까지 간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본 이유는 가수들을 데려다 놓고 7위까지 줄세워서 꼴찌는 탈락시킨다는 형식에서 온 거부감이었습니다.
이런 포맷에 관심없는 사람들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자극적인 소재인건 분명했거든요.
전 가수의 가창력 비교라는거 자체가 이해 안가더군요.
가수의 가창력 비교는 곧 기성음악을 놓고 비교하는 거라고 봤기 때문이죠.
오디션 프로의 도전자들이 가창력을 겨루는 것과 이 프로는 분명 다르다고 봤습니다. (제가 이렇게 썼다고 해서 무슨 가수들을 모독하는거 아니냐 하는 관점에서 쓴건 아닙니다;)
기성가수들은 자신의 곡을 부르는데 이걸 점수로 매기게 되는거고 오디션 프로의 출연자들은 타인의 곡을 갖고 미션을 통해서 실력을 겨루는거라고 봤습니다.
방송을 보기 전에는 기성가수들을 모아놓고 자신의 노래를 부르게 한 후 심사단이 점수를 매겨서 한명을 탈락시킨다는 줄 알았죠.
가창력이라는 것을 과연 음악과 상관없는 동떨어진 개념으로 볼 수 있나 하는 의문이 들어서 사전을 찾아봤더니;
가수는 노래 부르는게 직업인 사람이라고 되어 있고, 노래는 가사에 곡조를 붙여 목소리로 부를 수 있게 만든 '음악' 이라고 되어있더군요.
그럼 노래도 결국 음악의 범주 안에 들어간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가수도 노래하는 사람이기 이전에 음악하는 사람인걸로 이해했구요.
이렇게 되면 가창력 비교라는 말은 그냥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했죠. 가수도 궁극적으론 음악을 하는 사람인데 이 프로에 의하면 목소리 내는 기계와 다를게 없죠.
음이 최대 몇 옥타브까지 올라가는지, 성량이 몇 데시벨까지 올라가는지를 따질수도 없고 말이죠.
그리고 가창력이라 함은 '노래를 부르는 능력'인데 이 주관적인 면이 다분한 문제를 어떻게 객관화해서 평가를 한다는건지도 코메디구요.
만약 어떤 가수가 음정이 가끔 불안하고 성량이 딸리는데 전달력이나 호소력이 매우 뛰어나다면 그건 또 어떻게 봐야 하는걸지-_-
그런데 이런것보다 더 마음에 안들었던건 사실 방송 메커니즘 자체에 대한 불신이었습니다;
방송의 기획의도가 실력 있는 가수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싶었다고 하더군요.
음악 프로그램들이 황금시간대에서 밀려나 있는 현실에서 공연만 해서는 경쟁력이 안되니 그룹 서바이벌 형식을 이용하는거라고 밝혔죠.
하지만 방송사라는게 자본에 의해 움직이고 그 방향성 또한 상업적 조직논리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는 것임을 고려해 볼 때 그들이 밝힌 기획의도는 절대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좋은 의도라는건 사실상 구색 맞추기나 부수적인 문제로 봤죠.
좀 극단적으로 보면 시청률이 되니까 가수를 불러온거지 쟁쟁한 가수들을 한자리에서 보고 싶어서 프로를 만든건 아닌거라고 봤구요. (이건 좀 비약;)
그런데..
막상 방송을 보니 굉장히 재밌더군요; 시간 가는줄 모르고 봤습니다;
노래도 참 감동적이었고.. 그리고 방송이 생각보단 훨씬 건전하더라구요-_-
일단 관중 500명을 대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공연을 뽑는 방식은 문제 될게 없더군요.
물론 다음부터는 방식이 바뀐다고 하니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또 보고 판단해야 할겁니다;
이런 포맷갖고도 재미있게 못만든다면 그건 방송 때려쳐야 하는거라-_-
한줄요약하면 좀 기우였던듯. 하지만 지켜보고이따-_-
p.s 박정현의 꿈에라는 곡을 이번에 처음 제대로 들었거든요. 예전에 라디오에서 몇번 들었을땐 박정현씨 노래인줄도 몰랐다는;
평소에 비하면 어제 부른건 아무것도 아니라던데 들으면서 정말 포풍감동을 받았네요.
너무 감명깊게 들어서 잠잘 때 계속 가사랑 음악이 생각났다는-_ㅜ 이제부터 박정현 팬 하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