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얼마전에 올 상반기 좋았던 영화들을 추천한 적이 있습니다.

<클래스>, <시리어스 맨>, <하하하>, <시>를 꼽았는데, 이 작품들은 제 나름의 기준에서 봤을 때 우수하다는 말이고, '이 영화보면 재밌을테니 내 말 믿고 한번 봐!'라고 추천할만한 영화는 아닙니다.

오히려 개인 취향에 따라 버럭 화를 낼 분들도 있을 겁니다.

이런 영화 말고 무더운 토요일 밤 맥주 한캔 따 마시면서 부담없이 보고 난뒤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를 한편 추천할까 합니다.

바로 요 영화입니다.



산간벽지에 탁월한 의술을 베푸는 명의가 만약 무면허 의사라면?

요런 발상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바로 <우리 의사 선생님>입니다.

작년 내내 일본 유수의 영화제를 석권하다시피 한 영화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명의라고만 철석같이 믿고 있는 무면허 의사가 실종되고 그 의사의 행방을 탐문하면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마을 사람들의 눈에 비친 의사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의술은 인간에 대한 예의라고 역설하는 이 영화는 정말 '착한 영화'입니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배우들의 연기가 아주 좋으며, 특히 주연을 맡은 할아버지 의사의 연기는 압권입니다.

시나리오도 복선과 함축적인 대사로 잘 짜여져 있습니다. 감독의 스테이징 연출력도 돋보입니다.

가장 훌륭했던 장면은 현재 시점에서 의사의 정체를 탐문하는 형사와 과거 의사의 행적을 평행편집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있는데, 감독은 현재와 과거를 빗소리로 연결하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키기 위해 천천히 카메라를 줌으로 당기는 장면이 있습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그만 "아~"하고 탄복을 했습니다. 니시카와 미와라는 이 여자 감독 정말 재주가 보통이 아니거던요..

따로 볼 영화가 없으신 분들은 한번 보세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