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침몰' 표제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 작성일
- 11-03-14 13:46
그냥 이번 일을 계기로 재난에 대해서 언론이 어떤 태도를 보여야하는가에 대해서 서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싶어서 써봅니다.
그러니 조금은 편하게 이야기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 (사실 제가 댓글을 성실히 못 달 거 같아서;;;)
저는 일본 침몰이라는 표현이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
이 표현이 단순히 일본이 엄청난 재난에 처해있다는 사실만을 전달하는 제목이라면 모르겠지만 실은 그 이상을 의미를 전달하고 있기때문입니다.
일본은 판의 경계 지대에 놓인 나라로 지진 피해가 잦은 나라입니다.
따라서 일본인들은 어느날 갑자기 일본이라는 나라가 송두리째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공포심도 한 편으로 가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들이 영화나 만화 혹은 문학작품을 통하여 투영되고 있는 거겠죠.
일본 침몰이라는 표현은 단순히 진도 9.0의 강진으로 일본이 큰 피해를 당했다는데서 더 나아가
충격에 휩싸인 일본인들을 자극하여 일본이 언젠가는 침몰될지도 모른다는 필요 이상의 공포심을 다시 한 번 자극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공포를 다루는 데 있어서 상당히 악질적이고 자극적인 방식입니다.
옐로우 저널리즘을 살펴보면 유례없이 나오는 것 중에 하나가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근원적인 공포심을 자극적인 방법으로 다루는 데 대한 것입니다.
공포만큼 대중들에게 잘 먹히고 기대 이상의 효과를 불러오는 것은 없기때문에
옐로우 저널리즘에서는 의도적으로 공포를 자극적으로 표현하고 키워내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예로 주식 폭락기의 언론보도들을 생각해보면 됩니다.
당장이라도 내일 나라가 망할 것처럼 필요 이상의 자극적인 제목과 발언들을 쏟아내는 것들을 볼 수 있죠.
아이티와 뉴질랜드 그리고 일본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것은
이런 일은 누구의 탓도 할 수 없는 일이며 동시에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구나 하는 것입니다.
일본이 지진대에 속해 있어 우리보다 훨씬 높은 확률로 재난에 드러나있지만
동시에 우리 역시 이런 자연재해가 절대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할 순 없을 겁니다.
그렇기때문에 이런 재난에 대한 보도에 있어서 언론들은 대중들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흔히 이야기하는 섹시한 제목과 기사들을 내보내려고 하기보다는
좀 더 따뜻한 시선과 이런 일이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자각을 가지고 대했으면 합니다.
다만 영국의 인디펜던트 지의 표제는... 영국이 일본과 직접적인 분쟁에 휘말릴 일이 없기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인디펜던트 지의 표제를 보면서 우리도 그렇게 똑같이 해야한다는 거보다는...
우리도 이런 재난에 대해서 좀 더 따뜻하게 대할 수 있는 우리 나름대로의 방법을 찾아봐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하지만... 신문사의 편집부라는 데가... 섹쉬하면 그만이라는 곳이라서... 우린 아마 안 될거예요... 응? =ㅂ=;;;
그리고... 일본은 우리보다 훨씬 잘 사는 나라죠.
그런 나라에 당장 모금이라는 형식으로 도울 방법을 찾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오히려 실례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금이라는 평범하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터는 방법보다는
마주대며 살아가는 가까운 나라이기에 할 수 있는 그런 일을 찾아보는 것이 더 낫지 않나 싶겠지만...
KBS는 무슨 일만 있으면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터는데 재미들린 언론이라서 우린 아마 안 될거예요... 응? =ㅂ=;;;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