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 타이타닉에 얽힌 추억
- 작성일
- 12-04-07 04:51
요거 3D 개봉한다매요. 제임스카메론 다큐도 하고 그런거 같더라구요.
98년이었죠. IMF때였고 금모으기하고 그랬던 시절인데 저는 세상의 모진풍파따윈 몰랐던 고3이었구요. (고2 겨울방학때였나?)
요거 안보기 운동같은것도 있었던거 같은데.. 제가 좋아했던 아이가 디카프리오를 좋아했어요.
생일때면 로미오+줄리엣 포스터 같은걸 주곤 했었죠.
그 아이는 디카프리오를 보러가자는 저의 제안을 거절할수 없었을거예요.
제가 좋아한다는 건 그 아이도 알고 있었구요.
몇번 고백했었는데 그때마다 차이고는.. 친구로 지내자.. 다시 고백.. 뭐 요런 ㅋㅋㅋㅋㅋ 완전찌질했지만 뭐 ㅎㅎ
저랑 3년 내내 같은 반이었기 때문에 절 피할수 없는 운명이었죠.
아마 같이 영화를 보러갔을 정도면 그때는 친구로 지내는 기간이었을거예요.
지금 기억으로는 3월 초에 마지막으로 고백하고 마지막으로 차였을거예요 하하; 아 수능보고 한번 더 했나 잘 모르겠네요 ㅋ
여튼 그래 저는 만 2년 넘게 쫓아다니던 아이와 드디어 처음으로 단둘이 영화를 보게 되다니.. 너무 좋았죠.
막 억지로 우겨서 TGIF가서 스테이크 먹고 팬시점 같은데 가서 뭔가 사주고 ㅋ
이렇게 얘기하면 분위기 좋았을것 같지만 ㅋㅋㅋ 아니죠.
지금도 여자만나면 엄청 긴장하고 빳빳하게 굳는데 그땐 어땠겠습니까
아베크롬비 녹색; 야상같은걸 입고 있던 아이에게 옷 이쁘다고 하고;
그냥 질끈 묶고 온건데 머리 이쁘다고 하고.. 등등 지금 생각하면 어딘가로 숨어들어가고 싶은 ㅋ
실제로 그 아이도 자기가 이쁘다고 생각하는 아이는 아녔기에 저의 이런말에 상당히 당황스러워 하기도 했었어요.
여튼 그래 영화가 시작되었는데.
영화가 길다보니.
화장실에 가고 싶은 겁니다 ㅋㅋㅋㅋㅋ
옆에는 좋아하는 아이가 앉아있는데. 차마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얘기도 못하고.
결국 한시간은 넘게 참다가 배가 기울어지기 시작했을 무렵 화장실에 다녀왔네요 ㅋ
그동안은 참느라 영화도 거의 못보고 ㅋㅋㅋㅋㅋ
그 이후는 거의 기억이 나지 않아요 ㅎㅎ
아 벌써 십년도 넘게 지난 일이지만 그때 그 좌석에서의 화장실과의 사투는 아직도 생생하네요.
그다음부터 저는 영화 보기 전에는 꼭 화장실에 갑니다;; 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