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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있은 일입니다.

학교에 출근을 하는데 교감 선생님이랑 학부모 두분이랑 언성을 높이고 있었습니다.

자초지정을 들어보니 우리 학교는 등교길이 좁아서 학생들을 큰길에서 내려 등교하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좁은 길에 학생들이 자가용 등교를 하다보면 차들이 밀려서 일대 교통이 마비가 됩니다. 학생들이 차들 사이로 왔다갔다하면 교통 사고에 위험도 도사리고 있지요.

교감 선생님이 그런 학생을 불러서 지도를 하는데 학부모가 교감 선생님에게 언성을 높이면서 삿대질을 하는 겁니다.

이유는 자기 아이만 잡았다는 겁니다.

교통경찰이 음주운전 단속을 해도 음주운전자가 하는 변명이 그겁니다. "왜 나만 잡아?"


학생들이 등교하는 길에 교감 선생님을 세워두고 삿대질하는 모습이 참 보기에도 안 좋아서 제가 다가가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그리고 어머님! 아버님! 제말 들어보세요. 바다에 그물 던진다고 거기에 있는 물고기 다 잡는 건 아니잖습니까? 그건 이해하셔야죠"

그 어머니가 제게 삿대질을 하면서 하는 말..... "당신은 입 다무세요!"

정말 울화가 치밀더군요.

제가 무슨 말을 그런 식으로 하냐고 따지니깐 아버지라는 분이 다가와서 저보고 팔짱 풀어라고 하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아버님은 뒷짐지고 당신 어쩌구 하며 막말하는데 제가 왜 팔짱을 풀어야 하냐"고 하니깐..

울그락푸르락하면서  교육청에 신고한답니다.

그러다가 다른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다가 저 보고 "네.. 죄송합니다. 그렇게 대단하고 잘나신 분인데 무식한 제가 못 알아봤습니다"하면서 성질을 돋구더군요.

"아버님 저는 제가 잘난 적한 적도 없고 아버님보고 무식하다고도 안했습니다. 그런식으로 비아냥 거리지 마세요. 여기는 학교입니다. 학생들이 다 보는 앞에서 지금 이런 식의 행동이 교육적인 것으로 봅니까"라고 하니깐

자기는 사과하는데 왜 사과를 안받냐고 교육청에 또 신고한다네요.

그래서 그래라하고 그냥 들어왔는데.. 언제부터 교권이 이렇게 무너졌는지 모르겠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건 교과서적 지식만 있는 건 아닙니다.

학교 생활을 하면서 교칙을 배우고 그것을 통해 법질서를 배우는 거죠.

자기 아이 잡는다고 교문 앞에서 교사들 앞에서 패악을 부리는 학부모 정말 이런 사람들 어떻게 해야 합니까?


p.s) 여기서 정작 더 짜증나는 인간들... 그건 옆에서 싱글싱글 웃으며 보는 동료 교사들입니다. "애초에 왜 말 안통하는 사람하고 아침부터 왜 싸웠어! ㅋㅋ" 교감쌤이랑 사이가 안좋았던 사람들은 오히려 그걸 더 고소해하고 있네요. 개인적인 감정과 교육적인 문제를 혼동하고 있는 사람들도 참 화가납니다.

정말 학교 다니기 싫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