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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의 공통점이 친구가 없다는 점입니다.

이래 말하면 좀 이상하긴 하죠. 솔직히 친구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직장에 가도 있고, (제 경우에는) 스터디 친구도 있고, 영화 친구들도 있고.. 마눌도 자기 주변에 친구들이 있어요.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할 때 이야기하는 친구, 속내를 털어 놓을 수 있고 내 약점 다 보여줘도 괜찮는 친구.. 그런 친구가 없죠.

예전에도 이런 글 올린 것 같은데 그 친구랑 제가 결혼을 했거던요.(배 아파라고 하는 소리가 아닙니다).
 
그런데 살다보면 마눌은 마눌이고 다른 친구가 필요할 때가 있어요. 집에 찾아오고 나도 친구 집에 놀러가고.. 우리 부부는 그런 친구도 없습니다.


왜 그럴까하고 많이 생각해봤는데, 저랑 취미가 비슷하면 연령대가 안맞거나 성별이 안맞아서 저는 괜찮은데 상대방이 불편해 하더군요.

저랑 연령대나 성별이 맞으면, 지나치게 보수적이거나 저는 관심도 없는 아파트나 자동차에 관심이 있고 이래서 제가 불편하더군요.


그래서 혼자 책보고 영화보고 커피 마시고 술 마시고 집으로 들어옵니다.

마눌이 한번 씩 물어요. "어디 갔다와?"

저는 그냥 "응.. 친구 만났어.."

마눌도 대충 알기 때문에 더 이상은 묻지는 않습니다.

저는 친구들 많은 사람들, 아니 한명이라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가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영화평론가가 있습니다. 나이도 저랑 같고 생각도 바르고 엄청 똑똑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미혼의 여자예요(이상한 상상하지 마세요. 제 취향은 아닙니다). 

예전부터 그 사람과 친구하고 싶었습니다. 어제 술을 같이 마시다가 "나이도 같은데 말 트고 지내지?"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고 하더군요. 정말 기뻤습니다. 친구로 있으면 정말 많이 배울 수 있는 사람이었거던요.

너무 기분이 좋아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고 돌아왔는데 문자가 왔어요. "같이 친구로 지내기 힘들 것 같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같이 술자리도 힘들 것 같다고 합니다. 

그 사람의 마음 압니다. 나이가 같고 같은 대학을 나와도 이성이라는게 친구로 지내기 참 힘들죠. 세상의 시선이 있으니까...

하지만 내 마음은 참 허전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