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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범죄와의 전쟁>

윤종빈 감독의 이 영화를 두고 흔히들 하는 말이 그의 전작인 <용서받지 못한 자>, <비스티 보이스>와 함께 '남자 3부작'이라고 합니다. 윤종빈은 단편 <남성의 증명>에서부터 줄곧 한국 마초들에 대해 관심을 두고 영화를 찍었죠.
주제면에서는 세편의 연관성은 있지만 영화의 스타일이나 완성도면에서는 앞의 작품들과 큰 차별이 있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이 영화에서 윤종빈은 더 이상 학생틱한 느낌이 보이지 않아요. 다시말하면 아마바둑이 아니라 프로바둑을 둘 줄 아는 기사가 되었다는 겁니다.
<범죄와의 전쟁>은 80~90년대의 격동의 시대를 거치면서 권력과 부를 위해 온갖 추잡한 짓을 다했던 꼰대의 초상을 담고 있습니다. 알려진대로 배우들의 연기도 좋고 스토리 라인도 쳐지거나 튐이 없이 깔끔합니다. 다만 윤종빈 감독이 100번 이상 봤다는 마틴 스콜세지의 <좋은 친구들> 필이 너무 많이 납니다. 이건 좋게 말하면 그만큼 잘만들었다고도 볼 수도 있겠죠.

* 이 영화에서 명장면은 최익현(최민수)이 술집에서 직장 상사와 몸싸움을 하는 장면입니다. 그를 도와주는 깡패에 의해 응겹결에 들어 온 권력을 느끼는 그 장면에서 영화는 갑자기 슬로우 모션으로 변하고 그 당시의 히트곡 "나 어떡해"가 흐릅니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화면이 바뀌면서 최익현이 승승장구하며 이사를 가는 장면이 이어지는데 이때는 함중아의 "풍문으로 들었소"가 흘러 나옵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속으로 "와우~"하고 고함을 질렀습니다. 윤종빈 감독의 실력이 부쩍 늘었음을 느낄 수 있었거던요.


2. <컷>

이란의 아미르 나데르 감독이 일본에서 찍은 시네필에 관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영화는 죽었다', '영화는 창녀가 아니다'라고 스피커를 들이대고 도심 한복판에서 떠듭니다. 예술 영화를 찍는 것이 소원인데 여의치않아서 현재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영화상영회를 하고 있지요. 그러던 어느날 형이 빚을 갚지 못하고 야쿠자에게 맞아 죽자 그 빚을 갚기 위해 자신이 매값으로 빚을 갚아나갑니다. 매를 맞을 때마다 영화를 생각하며 버텨나가는데 마지막에 100번의 구타를 맞을 때 자신의 영화사상 100편의 걸작을 생각하며 버텨나갑니다.
시네필의 영화에 대한 사랑이 구구절절하나 현실성 없는 스토리에 너무 시네필인 척 티를 내는 장면들이 눈에 거슬리더군요. 영화에 막 맛을 들이 애들이 블로그 개설해놓고 온갖 폼으로 글을 쓰며 가오잡는 것 같은 느낌의 영화였습니다.


3. <송곳니>

그리스 영화인데 소재는 독특해도 그렇게 잘만든 영화인지는 모르겠더군요.


4. <워 호스>

전쟁을 소재로 한 스필버그의 영화 중에 가장 고전 헐리우드 영화에 가까운 영화입니다. 그러니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오즈의 마법사>와 같은 아름다운 하늘이 스크린에 수놓아 집니다. 스필버그가 아무리 노쇠했다고 해도 스필버그입니다. 이 영화는 다운 받아서 보지 마시고 스크린으로 반드시 보십시오. 사운드와 화면이 정말 좋습니다.